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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따 Jan 25. 2024

복 받으세요

내가 지금 이 시간에 뭘 하냐면 복주머니를 접고 있다.

난데없이 복주머니인가 싶겠지만 내일 미술수업 하는 소녀들을 위한 예행연습이다. 만들어서 옆구리 찔러 절도 받고 돈도 넣어주면 좋아한다.

예전에 아동미술 한창 할 땐 눈 감고 발로도 접었던 거를 40 넘어서 다시 접으려니 빡대가리가 되었는지 안 접힌다. 요샌 만들기 재료도 싹 세팅되어 키트로 나와서 밥상 차려주는 거 떠먹기만 하면 되는데 너어는... 이걸 못하네.

그 와중에 아들은 안 자고 계속 나와서 사부작대는 거 엄마 칸쵸 사주려면 이거 꼭 접어야 된다고 썩 쫓아 보낸 뒤에 진정해 진정하라고 혼잣말하면서 불굴의 의지로 다시 접었다.

완성했다. 짜증 난다. 이 간단하고 촌스러운 거를 내가 이렇게 끙끙대다니...  왜케 색깔은 또 오랑캐 같은 걸 골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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