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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따 Feb 09. 2024

설날

이제 곧 설이다.

올해부턴 내가 음식 장만한다. 엄마는 너가 혼자 어찌 다 하겠니 계속 걱정하는데 내가 뭐 다 하겠는가 사면 되는게 더 많은 좋은 세상이니 별로 걱정도 안 한다. 시어머니가 돈도 줬다. 우리 시어머니는 날 차암 조련 잘한다. 러시아도 안 갔다 왔으면서 진정한 곰 훈련사다. 곰은 커피 두 잔 정도 빈 속에 때려 넣고 음식 시작해서 빵으로 끝내면 될 것이다.


바람 잘 날 없이 안팎으로 피로하고 갑갑한 세상이나, 지난해 내게만큼은 개인적으로 정말 감사한 해였다.

내 주변 모든 사람들 글 읽어주는 분들에게 정말 깊이 감사하지만 딱 셋만 꼽자면 내 오너이자 친구, 내 그림 선생님 그리고 브런치 이윤우 작가님 그냥 이윤우 선생님이라고 는게 맞을 것이. 나이 직업 성품 등 매우 결이 다른 세 사람이나 매우 비슷한 데가 있는 분들이다. 개인적인 고마움이므로 구구절절 긴 말 적지 않는다. 다만 고마움을 잊지 않으려고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말로 표현함에 있어 부족함이 없지 않도록 하려 한다. 감사함에 인색할 이유가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


설을 앞두고 그림 선생님께 만남을 청하였다.

선생님은 뿌런치고 뭐고 모르니 이렇게 구구절절 써도 모른다. 좋아하시는 커피 대신 손자도 봤으니 이제 영판 할머니 대접 드리면서 건강차로 갈음하여 선물드렸다.

항상 대화는 잔소리 한 90에 조언과 허당 솔솔 뿌리는 16년이나 연배가 위인 옛날 사람이라도 선생님과 대화하면 참 좋다. 미있다. 한번도 지루하지가 않다. 자기가 잔소리하면 할마시 또 미친 잔소리 한다 콧방구 뀔 거 아니냐면서도 옛날 사람 바이브 술술 풍기며 제사 잘 지내고오 차례 잘 올리고오~~ 하면서 일장연설한다. 선생님이 몇 해 전 큰 질병을 앓을 때 말씀 않으시고 잠시 연이 끊겼을 때는 택시 아저씨한테 나는 정말 어디로 가야 되냐고 묻고 싶게 쓸쓸한 마음이 있었는데, 어찌어찌 연이 다시 닿게 되어 크게 감사하다. 내 복이다. 복을 차지 않고 지닐 줄 알게 되어 또한 복이다. 선생님이 새 작업실을 열고 싶은 위치 한 곳을 구체적으로 상정해 주셨는데 매우 좋은 목이었다. 나도 만날 지나면서 보던 자리다. 거기다 꼭 열게 되셨으면 좋겠다. 나도 그림노예로 동참하게 되므로 정말 중요한 이야기다.


신년에도 고맙고 감사하기를 바란다.

가족에게 감사하고 세 분 이외에도 모든 좋은 분들에게 감사하다. 브런치엔 정말 좋은 글을 쓰는 훌륭한 분들이 많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설에 설거지만 몇 판 하고 나면 시발이 입에 붙어서 시발공주 될지도 모르겠지만 오늘까지는 일단 에브리띵 이즈 ㅇㅋ 모든게 고마워서 글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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