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따따따 Mar 20. 2024

비비탄

옛날에 오빠나 남자애들이 비비탄총 쏘는 거 정말 부러웠다. 나도 쏘고 싶었는데 그걸 못 쏘고 마흔 넘었다. 요즘도 누가 쏘는지 놀이터에는 여전히 비비탄이 흔하다. 어른이 쏘는 건지도 모른다.

요샌  환영받지 못하는 물건이다.

우리 애는 비비탄 찾으면 무슨 황금의 엘도라도 금맥이라도 판 듯이 노다지로 소중히 주워 모은다. 비비탄은 애 손가락으로 줍기에 너무나 매력적으로 작다. 주워 모으는 거 까진 좋은데 그걸 양쪽 귓구녘에 쑤셔 넣고 있는 걸 남편이 목격하고 다급한 전화가 왔다. 빨리 네이버에 '귀에 비비탄 들어가면' 검색하란다. 검색하면 병원 가라고 하겠지 하고 보니 정말 그렇다. 요새같이 의사도 없는 때에 참 잘하고 있죠 이 자슥이... 일단 집구석으로 빨리 오라고 하니 들어와서는 애는 비비탄 낑긴 귀에 계속 손대고 애비는 계속 질타하고 아주 랄이 났다. 핀셋 귀이개를 대보니 천만다행으로 애 귓구멍이 아직은 비비탄 사이즈보다 작아서 뽕! 하고 빠진다. 콧구녕에 안 밀어 넣은 게 어디냐고 행여나 절대 비비탄 줍지 못하게 하라고 남편에게 주입했다.

안돼 하지마 하나 더 늘었다. 뭐 어쩌겠는가~



keyword
작가의 이전글 개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