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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따 Mar 26. 2024

우산

우산을 가지고 나오지 않았다.

다이소나 편의점에서 사지 뭐 싶어서 나오고 보니 또 가는 비가 살살 흩뿌린다. 난 어지간한 비는 맞아도 별 상관없다는 주의고 양산은 좋다. 하지만 우산은 귀찮다. 우산 가지고 나왔다가도 비가 그치면 100%의 확률로 잃어버리고 빈손으로 온다. 산을 가지고 나갔다는 생각도 없이 그렇다 보니 집에 우산이 하나도 없을 때도 있다. 쓰고 보니 살림 헤프게 사네 아유 미쳤다.


20대 땐가 친구가 펼치면 검은 우산 속에 붉은 꽃이 활짝 피어있는 외껌내꽃형 장우산을 선물해 주었다. 잃어버렸다간 개욕먹을 거 같고 갖고 다니기 장하기도 해서 아꼈는데 너무 아꼈는지 어느 날 우산을 펴니 우산살이 우수수 녹슬어 부서져 내렸다. 고향집에서 아무 생각 없이 우산을 펼쳤는데 안에서 개구리가 폴싹 떨어지기도 하고 PTSD가 와서 내겐 싸구려 투명 우산이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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