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냐고 물을 용기조차 못낸다

가벼워진 몸을 한 나무에게

by 비니의화원

괜찮냐고 물을 용기조차 못 낸다

은재롭다



날씨가 좋아 걷는다


하늘도 좋고 살살 불어오는 바람도 시원하게 느껴지는

무르익어가는 가을이 참 좋다


여름내내 그늘을 만들어주었을

나무 한 그루가 가지만을 드러낸 채 서 있다


겨울 동안 불어오는 바람을 온 몸으로 맞아야하고

내리는 눈을 온 몸으로 받아내야 하는데 괜찮니


이렇게 해야 하는 마땅한 이유가 있었겠지만

너는 정말 괜찮은거니


정들었던 잎들과 새로 올라온 가지들이 떨어져나갈 때

얼마나 울었을지 톱질 소리에 묻어 하늘을 울렸겠지


들어주는 이 하나 없어 더 서러웠을 테지

하늘만 바라보며 삭힌 눈물 떨구느라 더 추웠을 테지


미안해

괜찮냐고 물을 용기조자 내지 못한다


겨울

너무 힘든 시간이 아니기만을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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