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뻔뻔하게 받아도 돼요.
여든 먹은 우리 엄마
은재롭다
여든 먹은 우리 엄마
통화하는 목소리가 이상해
감기 걸렸나 물으니
입술이 부었단다
주 5일 돌봄 센터 일정이
벅찬가 싶어 물으니
센터는 놀고먹고 편하단다
그럼 왜? 하고 물으니
자식들 챙겨주지 못해
마음 쓰여 입술이 부르텄다 한다
자기 신세 자기가 볶는다고
밤새 혼자 맘쓰면서
속앓이 해서 그렇다 한다
다녀갈 때마다 돈 쓰는 자식
용돈 못 챙겨보낸 손주들
마음에 한가득 짐을 실었다
이른 아침엔 도시락 다섯 개 싸고
저녁엔 도시락 다섯 개 닦았던
그 노고는 생색 한 번 안 내시고는
장성한 자식들 주머니에서
돈 몇 푼 썼다고
매번 주던 용돈 한 번 빼먹었다고
밤새 뒤척였다는 우리 엄마
온몸 다 부서진 줄도 모른 채
일만 하다 보낸 세월
야속하고 아쉽지도 않은지
자식한테 미안한 맘 끌어안고 산다
자식 넷 키우느라 애쓴 시간
반찬 나르느라 주말도 쉬지 못했던 시간
자식들한테 보상받는 중이라
생각하라 해도 그걸 못한다
여든 먹은 우리 엄마
염치 좀 없었으면
먹고 싶은 거 있다고
가보고 싶은 곳 있다고
전화 좀 해 줬으면 참 좋겠다
맘 쓰며 키우느라 힘들었던 사남매
제각각 사는 모양새 달라도
엄마 아끼는 마음은 똑같으니
기댈 언덕 네 개 있다 좋아만 했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