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퇴사 후 떠나는 유럽 여행기_프랑스 파리
어색함
여행을 앞두고 느꼈던 설렘과 떨림
잘 지내다 올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과 두려움
하지만 처음 프랑스에 도착해서 느낌 감정은
설렘도 두려움도 아닌 어색함이었다.
건물, 가게, 간판, 지하철, 버스, 사람들
그 어느 하나 익숙하지 않은 곳에
던져졌으니 어색한 것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처음 느끼는 게 어색함이라는 감정이 될 줄은..
모든 환경에서 나만 동떨어져 나온 듯한
이질감
이 곳이 파리여서가 아니라
혼자 여행 온 순간부터
어쩌면 당연히 느껴야 했을 감정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아마 나는 이러한 상황에서의
'나'라는 존재가 어떻게 적응할지 궁금했던 것일지도..
여행에서 발견한 첫 번째는
나는 외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나는 그동안 내가 꽤 외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고
밖에서 운동하는 것을 즐겼다.
술을 좋아하고 모임이 많았다.
하지만
혼자 이곳에 와보니 확실히 알았다.
나는 외향적인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면 나는 내성적인 사람인가?
사람의 성격이라는 것을 단순히 이분법적으로
판단해서는 안되고 할 수도 없겠지만
굳이 성격을 외향적 vs 내성적으로 나눈다면
나는 내성적인 사람에 가깝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사실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어렴풋이 느끼고는 있었지만
내 머릿속에서는
외향적인 성격이 내성적인 성격보다
우월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기에
내가 내성적인 성격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나 보다.
아마도 그 좋은 유럽을 와서 느낀 첫 감정이
설렘이나 떨림이 아닌
어색함과 이질감이었던 이유는
그동안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나의 성향 탓인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매사에 쓸데없이 진지하고 재미없는 것은
고쳐야 하는 성격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위에 말했듯이 성격이라는 것은
단순하게 구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각자의 개성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기에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어떤 것이 더 좋다고는 할 수 없겠다
다만 나의 바람은
세월이 흐르는 것과 함께
나의 성격도 함께 성숙해졌으면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