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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n진오 Sep 23. 2016

그대가 걷는 길 #2

서른 살 , 퇴사 후 떠나는 유럽여행_Paris

파리에서의 둘째 날


느지막이 일어나 민박집에서 주는 조식을 먹고

침대에 누웠다.


나는 비행기표와 파리 숙소만 정하고

떠나왔기 때문에

오늘은 뭐할지에 대한 계획이 전혀 없었다.


오늘은 뭐 먹지 보다 더 어려운 고민이

오늘 뭐하지 인 듯하다.


다행히 숙소 위치가 좋아

랜드마크도 걸어갈 만한 거리에 꽤 있었고

굳이 랜드마크를 가지 않아도

골목골목 거리와 건물들이

스마트폰으로 대충 찍기만 해도 충분히 그림이 된다


< 파리, 그냥 골목 어느 곳>


일단, 아메리카노가 너무 마시고 싶었기 때문에

주변 스타벅스를 검색한 후 길을 나서 보기로 했다

낯선 골목길을 돌아다니는 걸 두려워하지 않길 바란다.


우리에겐 구글맵이 있으니까.




유럽은 COSTA COFFEE라는 곳이

스타벅스만큼 유명하다고 한다.

나중에 한번 이용해 봐야겠다. 느낌은 할리스 커피와 비슷할 듯하다.


COSTA COFEE를 뒤로 하고 예정대로 스타벅스로 향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 한 뒤에

내 이름이 뭔지 묻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자신 있게(?) Jay라고 말을 한 뒤

커피를 받아 길을 나섰다.


찾아보니 근처에 노트르담 대성당이 있어서

유명한 곳인 만큼 한번 걸어가 보기로 했다.

이때 까진 내가 이날 하루 종일 그렇게

많이 걸어 다니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이때 알았어야 했는데...


<노트르담 대성당, 줄이 길어 들어가는 건 엄두가 안난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확실히

사진으로는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웅장하다.

광장에 꽤나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

쉴 새 없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제 셀카봉은 더 이상 한국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닌 듯하다.

오히려 한국 사람들보다 외국 사람들이

더 많이 들고 다니는 듯했다.


점점 광장은 성당 안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줄이 너무 길어져 도저히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은 나는

그냥 센강을 따라서 걸음을 옮겨 보기로 했다.


<센강>


이 분위기와 어울리진 않지만

강을 따라 걷다 보니

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어 졌다.

아무래도 아메리카노를 너무 빨리 마신 듯 싶다


외국에서는 공중 화장실을 찾기가 정말 힘들고

유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표지판은 분명히 내가 서있는 이 곳에 화장실이 있다고 하는데

도대체 이 건물 어디가 화장실이라는 말인가..

화장실을 찾기까지 굉장히 많은 골목을

헤매어만 했고

서서히 인내심의 한계가 올 무렵

눈 앞에 엄청나게 화려해 보이는 건물이 들어왔다.


저곳에는 무조건 화장실이 있겠지라는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알고 보니 이 곳이 루브르 박물관이었다..

여행을 온 사람 중에

루브르 박물관을 화장실 찾다가 들어간 사람은

내가 유일하지 않을까


아무튼 모나리자를 보지 않아도

그 시간만큼은 나에게 화장실을 제공해준

루브르 박물관이 최고의 장소였다


<루브르 박물관, 화장실 고마워>

날도 흐리고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알고 보니 매주 화요일이

루브르 박물관 휴관일이라고 한다.


그렇게 루브르를 뒤로 하고

한껏 가벼워진(?) 몸으로

근처 콩고드 광장으로 향했다.


콩고드 광장은 일반적인 공원 느낌이다.

운동하는 사람 들도 있고 동상도 있고 연못도 있는..

연못에 둥그렇게 의자가 놓여있는데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운동도 하고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 보였다.


원래 나의 계획은 이곳 광장 까지였다.

하지만

그때 내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으니

바로 개선문이다.


다음날 에펠탑과 함께 볼 생각이었는데

저 멀리 보이는 개선문이 생각보다

걸어갈만해 보였다.


실제로 보이는 것보다 꽤나 긴 거리이긴 하지만

걸어가지 못할 거리는 아니니

걷은 걸 좋아하는 사람은 크게 무리가 없을 듯하다.


지상에서 바라본 개선문의 모습도 멋지지만

이왕이면 전망대에 꼭 올라가 보라고 권해 주고 싶다.


한눈에 파리 시내를 모두 볼 수 경치와

시원하고 가슴이 트이는 느낌이 참 좋다.


<개선문 전망대, 파리시내 모습>


한국에서도 답답하거나 고민이 있을 때는

종종 높은 장소를 찾곤 했는데

 개선문 역시 나의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은

최고의 장소였다.


개선문에서 충분히 만족을 하고 나서

집에 가는 길은 얌전히 메트로를 이용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니

반나절 동안 둘러본 거리를 30분 만에 되돌아 갈 수 있었다.


숙소에 도착해서 쉬다가

 저녁을 먹으며 함께 숙소에 묵고 있는 일행들과

야경을 보러 가기로 하였다.

원래는 에펠탑 광장에 갈 생각이었는데

일행들이 반드시 바토무슈를 타야 한다기에

군말 없이 이 친구들을 따라나섰다.


바토무슈는 한강 유람선 같은 건데 유람선을 타면서

1시간 동안 센 강을 중심으로 좌우에 유명 건축물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고

야경도 감상할 수 있어 한국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실제 해설도 한국어가 함께 지원되어 나온다.



파리 여행의 대미를 장식할 에펠탑


la tour Eiffel 


나는 촌스러워서 인지 에펠탑을 보지 않으면 파리에 온 것 같지 않다고 생각되어서

에펠탑을 보는 타이밍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개선문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파리의 모습이

하루의 피로를 날려 주었다면

에펠탑의 야경은 

내가 정말 파리에 와 있음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해 주었다.


<에펠탑 , 낮이밤이>




파리에서 둘째 날은

어색하기만 했던 첫째 날에 비해서는 조금 더 수월하게

여행을 한 것 같다


확실히 사람은 낯선 환경에서 적응하며 살아가는 동물이라

복잡하기만 했던 메트로도 금세 적응했고

자주 돌아다니던 골목은 구글맵 없이도

거침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어려울 것만 같던 사람들과의 관계도  

조금씩 다가가는 법은 알아가게 되는 것 같아

이대로 조금만 더 지나면 유럽에 완벽히 적응하지 않을까 하는

오만방자한 생각을 해본다.


하루 동안 너무 많은 것을 봐서

뭘 생각하고 할 시간은 많이 같지 못했지만

하루 만에 보고 싶었던 것들은 모두 다 둘러본

관광객으로서는 만족스러운 알찬 하루였지 싶다.


내일은 피곤했던 하루에 대한 보상으로

욕심부리지 않고 여유롭게 하루를 마무리하며

프라하로 떠날 준비를 해야겠다.


Thanks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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