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아야만 글을 적어 내려 갈 수 있는 걸까. 왜 기쁜 일이 있을 땐 그 감정들을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걸까. 어느덧 메모장엔 복잡한 생각들이 가득해졌다. 썼다 지우고 다시 썼다 지울 만큼 머릿속에서 생각들이 어지러이 돌아다닌다.
“잘하는 게 뭘까” , “꿈이 뭐야?”라는 말에 말문이 턱 막히듯, 이 또한 바로 대답할 수 없다는 게 조금은 슬프다. 굳이 “남들보다”라는 명제를 앞에 붙이지 않더라도, 자신 있게 입을 뗄 수가 없다. 생각해 보면 늘 나름의 목적이 있는 삶을 살아왔다. 입시 그리고 전역, 누군가가 정해둔 목적이었다만 그 기준을 두고 이리저리 헤엄쳐왔다. 작년 초 드디어 살 만한 땅을 밟은 것 같아 너무도 기뻤다. 그러나 지금 그 땅이 거대한 무인도의 일부분이라는 것에 정신이 아득해지기 시작했다. 오늘도 발에 바닷물을 적신 채 저 먼 지평선을 바라보기만 한다. 그리고는 해가 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