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35살 즈음 귀농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 나 해볼까”라는 생각이 얼마나 오만하고 위험한 생각인 줄 알면서도, 생각이 떠나질 않는 요즘. 어쩌면 “귀농”이라는 단어가 내게 요즘을 버티게 하는 상징적인 단어일지 모른다. 사실은 그럴 마음도 없으면서 그저 지탱해 줄 단어가 필요한 시기다.
하루하루 바삐 지내다 보니 어느덧 4월, 일을 다 끝내지 못한 하루의 끝은 찝찝하다. 퇴근길 버스 안에서 잠깐 하는 생각들은, 늘 마침표가 없이 터덜터덜 나와 함께 정류장에 내려진다. 큰일이다, 여름밤의 바람이 불어오면 더욱 싱숭생숭 해질 텐데. 연초의 다짐들이 희미해지는 데 그걸 알면서도, 눈을 부릅떠 그것들을 또렷하게 되살릴 여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