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집들이 선물은 아이비였다. 게으른 성격의 네가 주인이어도 잘 자라 줄 것이라는 말과 함께. 무언가와 함께 살아가 본 적이 없던 나는 서툰 애정을 아이비에게 쏟았다. 부엌과 방문 사이에 걸린 그것에게 나름의 이름을 붙이고는, 지나다닐 때면 간혹 말도 걸었다. 오늘 하루 동안 잘 있었는지 미친 것처럼 여러 질문을 해대며 나름 잘 키우고 있다고만 생각했다.
겉으로만 하는 애정, 그러니까 잘못됨을 안 것은 주말에 대청소를 하던 중이었다. 불안해 보이던 몇 개의 이파리를 건드리자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우수수 떨어져 버렸다. 그저 물만 잘 갈아주면 될 것이라고, 간단하게 생각했던 일은 완전한 착각이었다. 긴 줄기 중 하나를 잘라내며 느낀 기분은 유독 이상했다. 이사 선물을 망쳐버린 것 같은 그 찝찝한 기분에, 빈 물병을 닦고 또 닦기만 했다. 닦아도 닦아도 미끄덩 거리던 물병 속을 탓하며 조금은 죄책감을 덜고 싶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