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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한 Jan 07. 2019

마음만 난분분 폭설입니다

12년 만에 나온 시집을 앞에 던져놓고 오랜만에 술잔을 기울입니다. 

오래오래 도망칠 수 없었던 이유들에 대해선 차마 함구하면서... 

마음만 난분분 폭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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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생 2


도망칠 것도 없이
이번 생은 망했다
그러니 여기서 망가진 꼬리나 쓰다듬어야지
골목은 저렇게 아프고
아프지 않은 것들은 돌아앉았으니
지붕을 베고 힘껏 잠들어야지
당신이 떠난 봄날에
죽은 듯이 누워서
사랑한다는 문장이나 핥아야지  


_『낮에는 낮잠 밤에는 산책』(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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