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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한 Jan 07. 2019

붕어빵 고양이 이야기

<붕어빵 고양이 이야기>
오래전 일입니다. 이사오기 전 살던 동네에 붕어빵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붕어빵에 들어가는 팥고물을 좋아했던 고양이. 골목에서 붕어빵 포장마차를 하던 아주머니께서는 배가 고파 보이는 고양이에게 허기나 달래라고 팥고물을 던져주었는데, 이게 녀석의 입맛에 딱 맞았던 모양입니다. 녀석은 툭하면 포장마차에 들렀고, 그 때마다 아주머니는 인심좋게 팥고물을 내주었던 모양입니다. 녀석의 사연을 안 뒤로는 내가 녀석에게 사료배달을 했는데, 몇 개월 뒤 이사를 하게 되면서 녀석과 이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동네에 캣맘이 있어서 나는 밥주던 고양이와 급식소 지도를 그 캣맘에게 인계하고 이사를 왔더랬습니다. 이사를 와서 쓴 책이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라는 책이었는데, 붕어빵 고양이가 사는 동네로 이사온 어떤 분이 그 책을 읽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내가 가끔 들르던 치킨집에서도 내가 돌보던 고양이 이야기를 전해 들었던 모양입니다. 얼마 전 SNS에 어떤 분이 댓글을 다셨기에 그냥 가볍게 읽어보던 차에 아, 세상에는 이런 우연도 있구나 하면서 혼자 감동했더랬습니다. 그 분의 내용인즉슨, <안녕고>에 붕어빵 고양이로 소개한 고양이를 입양해 10년째 살고 있는 000입니다, 로 시작하는 글이었습니다. 녀석과 10년째 함께 잘 살고 있고, 이런 인연을 만들어주어 고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붕어빵 고양이를 처음 만난 것은 11년 전 어느 겨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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