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아롱이는 고마웠어요

by 이용한


얼마 전 캔을 좋아하는 아롱이를 위해 후원으로 들어온 캔 다섯 박스를 들고 아롱이네를 찾았습니다. 언제나 마중나오던 아롱이가 보이지 않아 현관에 그냥 캔박스를 내려놓고 발길을 돌리는데, 할머니께서 문을 열고 나오셨습니다. "아이구, 어뜩해유." "네?" "아롱이가 이제 없어유." "무슨 말씀이신지...." 할머니는 갑자기 눈물을 글썽이며 말을 이어갔습니다. "한달도 안 됐어유. 아롱이가 목줄 풀린 개한테 물려서...." 할머니는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우리 아롱이한테 사료하구 이런 깡통도 갖다 주셨는데, 아이구 이런 고양이가 없어유. 말도 다 알아듣구 업히라면 업히구. 하 참, 너무 속이 상해유."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나도 다리에 힘이 풀렸습니다. 지난 달 중순에 사료와 캔을 잔뜩 후원한 적이 있는데, 그 때도 아롱이를 만나지 못했더랬습니다. 할머니에 따르면 그 무렵에 아롱이가 사고를 당했다고 합니다. 눈시울이 붉어진 할머니를 어떻게 위로해 드려야 할지 몰라서 나는 그냥 먼 산만 한참 바라보다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가을 처음 아롱이를 만나던 순간과 할머니 등에 업혀서 나와 눈을 맞추던 순간들이 어룽어룽 지나갔습니다. 아롱아! 네가 이 세상에 와 주어서 정말 고마웠다. 이렇게 빨리 갈줄 알았으면 내가 좀더 자주 찾아올 걸. 미안하다, 아롱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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