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파제 이쪽과 저쪽에서 노랑이와 깜냥이가 서로를 향해 한발씩 다가갑니다. 서부영화에서나 보던 총잡이의 대결처럼 긴장감이 가득합니다. 기선을 제압하려는 요란한 울음소리가 서라운드 사운드로 울려퍼집니다. 10미터, 5미터, 1미터. 드디어 방파제 한가운데서 노랑이와 깜냥이가 얼굴을 마주한 채 야르릉거립니다. 그런데 이 긴박한 순간이 화면을 반복재생한 듯 5분 넘게 계속됩니다. 탐색전이 너무 길어 이대로 여기서 커피를 한 잔 마셔도 될 것만 같습니다. 슬슬 긴박감도 떨어져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찰나였습니다. 파다닥 퍽 타닥 하더니 순식간에 엎어치기 메치기에 이어 한 차례 펀치를 주고받습니다. 정확히 일합, 이합, 삼합만에 둘의 싸움은 끝이 났습니다. 길고 지루했던 탐색전과 달리 본게임은 예상보다 짧은 약 10초 안팎의 겨루기였습니다. 노랑이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숨을 고르고, 깜냥이는 노랑이가 왔던 길을 쿨하게 걸어갑니다. 잠시후 숨을 고르던 노랑이도 반대편으로 타박타박 걸어갑니다.
길냥이들에겐 그들만의 승부의 세계가 있고, 어쩔 수 없는 패자도 있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승부는 인간처럼 야비하지 않습니다. 인간처럼 기울어진 운동장이 존재하지도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