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밖 아톰쿠 만난 람지의 반응

by 이용한

원래 아쿠와 아톰의 생활 루틴은 오전에 창고를 개방하면 산과 들을 돌아다니다 오후에 귀가하면 다시 문을 닫아 창고생활을 하는 패턴을 유지해 왔다. 이사 이후 5년째 이어진 둘의 생활리듬이 깨진 건 뜻밖의 사건 때문이었다. 6월 말, 밖을 떠돌다 들어올 때마다 아톰이 과호흡 증상을 보이며 개구호흡을 하는 거였다. 6월부터 기승을 부린 재난과도 같은 폭염 때문이었다. 창고문만 개방하면 아톰이 페이스 조절을 못하고 뛰어다니는 통에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녀석의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폭염이 끝날 때까지만 창고문을 열지 않기로 했다. 설상가상 그 무렵 난데없이 천둥벌거숭이 아깽이가 창고에 난입해 강제 동거가 시작되었다. '람지'로 이름붙인 녀석은 천방지축 에너지가 넘치는 녀석이었는데, 그 폭발하는 에너지를 온전히 아쿠와 아톰 괴롭히기에 쏟아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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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폭염으로 괴로워하던 아톰과 아쿠는 생판 모르는 녀석의 괴롭힘까지 이중고를 겪어야만 했다. 처음엔 람지가 배고픔을 해결하고 나면 곧 떠나겠지, 생각했지만 녀석은 아예 창고에 눌러앉아 거의 상전 노릇을 했다. 폭염 때문에 창고문 개방을 못하고 있다가 이제는 창고문을 개방하면 괴롭힘 당하는 아톰과 아쿠가 가출해서 다시는 안들어올 것같은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아톰과 아쿠에게도 아깽이 람지를 받아들일 적응의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적응이라 쓰고 인내라 읽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결국 시간이 해결해 주리라 믿었고,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었다. 아톰과 아쿠는 점점 람지의 어떠한 도발에도 견딜 수 있는 보살이 되다 못해 등신불이 되어갔다. 천방지축 람지 또한 그런 아톰쿠의 각성에 천지분간 고양이로 조금씩 변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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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기승을 부리던 폭염도 한풀 꺾였고, 람지의 기세도 한풀 꺾였다. 람지 또한 이곳 창고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한 것이다. 자 그렇다면 아쿠와 아톰의 원래 일상을 되돌려 줄 때가 되었다. 이제는 다시 창고를 개방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9월이 시작되면서 그것을 실행에 옮겼다. 두달만에 창고문이 개방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다. 람지가 창고 밖을 나온 아톰쿠를 처음 만나게 된 것이다. 적잖이 놀란 람지는 마당에 나온 아톰쿠에게 사이트스텝으로 다가가 위협해 보기도 하고, 꼬리털을 부풀려 자신의 존재를 과시해 보기도 했다. 당연히 람지의 이런 행동이 가소로운 아톰쿠는 아랑곳없이 마당과 텃밭을 순찰하며 바깥의 공기를 만끽했다. (이어서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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