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테라스 계단이 고양이 게스트하우스로 변했다.
따뜻한 가을 햇살 속에서 일광욕을 하면서 또랑이네 식구들은
어느새 계단을 침대삼아 까무룩 낮잠을 잔다.
이 녀석들 자는 모양도 제각각이다.
팔베개하고 자는 냥, 엎드려 자는 냥, 대자로 누워자는 냥,
흘러내리며 자는 냥, 먹는 꿈 꾸며 자는 냥, 지 맘대로 자는 냥...
세상은 금세라도 전쟁이 날것 같은데,
마당 앞은 포크레인과 집 짓는 소리 요란한데,
세상의 평화란 지금 이 순간 바로 여기에만 존재하는 것같다.
"고등어가 왔어요. 생물 오징어가 왔어요~"
생선장수 엠프소리에 잠깐 눈을 뜬 고양이가 뭔소리여, 하면서 또 잔다.
오늘의 숙박비는 너희들 사진만으로 이미 차고 넘치니
저녁 끼니엔 고등어캔으로 거스름돈을 대신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