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티비 체널을 돌리다 한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던진 질문에 손을 멈췄다.
"당신이 가장 많이하는 척은 뭔가요?"
그 때 한 초등학생 아이는 "없어요."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가장 싫은 척이 '귀여운 척'이라고 했다. 동생이 귀여운 척 하는게 싫다는 답변이었다.
그러나 어른들의 대답은 '괜찮은 척'이었다. 어른이라고 말하기도 그런, 이제 갓 어른이 된 나 역시 공감했다. 고등학생 때 기숙사 생활을 하는 나는 토요일에 집에 왔다가 일요일에 다시 기숙사로 돌아가야했다. 때문에 기숙사에서 부모님과 연락할 방법은 오직 전화 뿐이었다. "오늘 하루는 어땠어?" ,"어디 아픈데는 없어?" 라는 질문에 난 가끔 "괜찮았어." "아픈데 없어" 라며 거짓말했다. 괜찮지 않았고 아팠다. 하루가 너무 힘들었고 누군가 곁에 있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할 만큼 아팠다. 하지만 부모님께 걱정끼쳐드리기 싫었던 나는 선의의 거짓말을 했다.
시간이 지난 이 시점에서 부모님은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시간을 겪어보았기에 딸이기에 알고 계셨을 것이다. 그러나 모른 척 넘어가주셨지 않을까. 당신도 그 심정을 알기에, 그래 보았기에.
괜찮은 척 하는 이 사회가 참 서글프다. 그 마음이 어떤지 알기에 더 슬프다. 괜찮은 척 하는 사람에게 은근슬쩍 위로를 남겨야겠다. 누구보다 공감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