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다섯개 약속!?
남편이랑 고깃집에서 싸웠다.
식당에서 하고 있는 리뷰이벤트 때문에 싸웠다.
익숙하게 태블릿으로 주문을 하던 중 ‘리뷰이벤트 참여 시 계란찜 1개 공짜’라는 메시지를 발견했다. 계란찜은 따로 주문하기에는 망설여지고 기본 반찬으로 나오면 감동적인 대표적인 메뉴 아닌가? 점원을 불러서 리뷰이벤트에 어떻게 하면 참여할 수 있는지 물어봤다.
???
나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상황인가 싶었다. 아직 고기도 안 나왔는데 어떻게 리뷰를 쓰지? 그리고 별 5개를 디폴트인 건가? 먹다가 별로여도 무료 계란찜을 먹는 이상 별점 5개를 줘야 하나? 무엇보다 나는 별점 후기들을 보고 이 식당을 방문했는데 뭔가 속은 기분이 들었다.
비단 이 식당뿐만 아니라 배달의 민족을 포함한 배달어플에서도 이러한 리뷰이벤트를 자주 볼 수 있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리뷰이벤트는 소비자들에게 손해 볼 게 없는 인심 좋은 서비스로 보일 것이다.
그럼에도 별점 만점을 조건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문화는 정말 잘못됐다고 본다.
과도한 리뷰이벤트는 리뷰시장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는 소비자와 판매자 둘 다에게 손해가 되는 문화인 것이다. 이렇게 별점을 정해둔 리뷰이벤트를 하는 식당들을 자주 접할수록, 미리 리뷰를 통해 좋은 식당을 선별하는건 불가능한 일이 되버린다.
실제로 5점만큼 맛있는 식당이라도, 이렇게 5점 리뷰이벤트를 한드면 4점을 주고 싶은 심정이다. ‘고작 인당 3천원도 안 되는 마케팅 비용으로 가게 홍보를 하겠다는 걸까?’라는 삐딱한 마음이 든다.
물론 사장님들 마음도 이해는 한다.
‘리뷰를 달겠다’라고 약속해 놓고 먹튀한 손님들이 오죽 많으면 미리 리뷰 검사까지 하겠는가. 리뷰이벤트 자체가 잘못됐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별점을 정해놓고 (심지어 체험도 하기 전에) ‘우리 가게 좋게 말해주세요’라고 요구하는 ‘소비자 기만 마케팅’에 반대하는 것이다.
나는 내 입맛에 정말 맛있고 홍보하고 싶을 만큼 만족했던 식당에는 반드시 리뷰를 남겨왔다. 다른 소비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장님께서 정말 맛과 서비스에 당당하다면 별점을 뺀 리뷰이벤트를 해주길 바란다.
p.s. 진짜 롱런하는 맛집은 리뷰이벤트 자체도 없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