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애(痛愛)

사랑하라, 희망없이

by Binsom Lee

아픈 사랑이란

이루지 못한 사랑과 동의어인 줄 알았습니다.

제대로 된 사랑이라면

해피비기닝 해피엔딩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일의 대부분이

아픔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을,

기쁘고 행복할수록 더

아플 수도 있다는 걸

요즘에야 생각합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가슴이 아리고

이것이 무엇인가 정신을 차려 살피려 하면

말을 막는 먹먹한 아픔부터 밀려오는

이해 못할 황홀함,


깊이 들여다보는 자기 연민과

한 우주를 껴안은 듯 터질 것 같은 포만감,

유혹의 꽃빛 사이 사이에 낀

거절과 무심의 가시덩이를

막무가내로 포옹하는 일이

사랑임을 생각합니다.


하여, 이 모든 걸 감내하고

아파하고 홀로 앓는 일임을 알겠습니다.

그런 일들이 실은

한 존재의 기력을 총동원시키는

비장하고 위태로운 일인 걸 알겠습니다.

아프지 않은,

처음부터 문제없고 뒤틀림 없는

그런 사랑이 있을 수 없다는 걸

이제서야 잠깐 알겠습니다.



/빈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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