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5월의 신록

나는 지금 자연과 어우러져 살고 있구나

by 바람의 영혼

화려한 꽃잔치가 마음을 달뜨게 한다면 농도를 달리하며 하모니를 이루는 5월의 초록은 차분히 마음을 정화시켜 준다. 수채화 같은 아름다운 풍경에 시간이 흐르는 것도 의식하지 못하고 하염없이 창밖을 바라보게 된다. 산은 그대로인데 단 한 번도 같은 모습이 아니다. 새로운 곳을 찾아 여행을 떠나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게 한다. 봄이면 분주하게 도시와 시골을 오가느라 미처 느끼지 못했다. 올해는 여유로움이 더해지니 계절의 여왕 5월의 신록을 제대로 느끼고 있다.

햇살이 쨍한가 하면 세찬 바람이 불고 흐려졌다가 어느 순간 소나기처럼 갑자기 비가 퍼붓는다. 다시 잔잔해지고 해가 활짝 웃고 있다. 초록을 시셈하듯 날씨 또한 다채롭다.


오후부터 비 예보라서 오전 중에 각종 씨앗을 파종 하려고 준비에 나섰다. 그런데 아랫집 어르신께서 아직은 조금 이르지 않냐고 하신다. 5월에도 서리가 내리는 지역이니 싹이 올라온 후 서리를 맞으면 그대로 작물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망설이다가 단호박과 당근 씨앗만 심고 나머지 씨앗 파종은 한 주 정도 뒤로 미루었다.

대신 쑥을 또 캤다. 지난번 쑥개떡을 만들어 먹고는 그 맛에 반해 힘들다면서도 여기저기 올라온 쑥을 보니 또 손길이 간다. 쑥을 캐고 여러 번 씻어 삶고 쌀을 불려 방앗간을 다녀오면 반죽을 해서 찜기에 쪄야 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누릴 수 없는 일상이다. 몸이 수고롭지만 주변 사람들과도 나누어 먹고 싶은 마음에 한참을 쪼그리고 앉아 쑥떡쑥떡 쑥을 베어내고 있다.


주변 풍경에 눈이 호강을 하고, 봄철 먹거리에 행복을 느끼며, 마음의 풍요로움은 내가 자연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