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듯한 곳으로 떠나는 나를 위한 쉼표 여행
모처럼 장거리 여행에 나섰다. 긴 겨울로부터 잠시 벗어나고도 싶고 시골 살이 준비 하느라 몇 년간 고생한 우리를 위한 위로이자 쉼을 갖기 위해서다.
온화한 기후에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 이기도 하고 저렴한 물가, 친절하고 순수한 사람들이 있는 태국 치앙마이로 향했다. 항공 예약은 떠나오기 두 달 전에 했다. 그러니 여행의 시작은 그때부터였다.
항공권을 해결했으니 그다음은 숙소를 알아볼 차례다. 처음 열흘 묵을 숙소만 우선 예약했다. 여행 일정에 맞추어 두 세 곳을 옮겨 다닐 생각에서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마음의 여유가 있었다. 그러다가 날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슬슬 가볼 만한 곳을 알아보며 그에 맞추어 숙소를 예약하자니 가성비 좋다는 곳은 이미 예약이 다 차버렸다. 극 성수기에다 여기저기 축제도 많고 크리스마스에 연말연시가 겹쳤음을 미리 생각했어야 했다.
숙소 알아보다 지쳐서 포기했다. 설마 어딘들 잠잘 곳 없으랴 하는 배짱으로 일단 10일은 예약되었으니 그동안 현지에서 발품 팔며 알아보기로 했다. 야시장, 새벽시장, 클럽, 마사지, 일일투어, 쿠킹클래스 등 치앙마이 시내에서만 어슬렁 거리며 즐겨도 한 달이 짪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치앙마이 시내를 벗어나 차로 1~4시간 이동해야 닿을 수 있는 빠이나 먼쩸 치앙라이 등 2박 3일이나 3박 4일 일정으로 다녀오고 싶은 곳들이 있었다. 먼젬은 글램핑에서 빠이는 호텔에서 묵으며 그곳들만의 매력에 빠져보고 싶었다. 하지만 일단 숙소 예약이 힘들었다. 결국 그 일정으로 가고자 했던 곳들은 랜선 여행으로 대신하고 마음을 접었다.
드디어 출발 날짜가 다가왔다. 현실로 돌아와 우선 산골에서 인천공항까지 이동 수단을 해결해야 했다. 집에서 KTX역까지 콜택시를 불러야 한다는 생각과 달리 산골에서도 카카오 택시를 이용할 수 있어 반가웠다. 호출하고 13분 만에 집 앞에 도착, 역까지 편하게 이동했다. KTX 타고 청량리역에서 하차, 서울역으로 이동, 서울역에서 다시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공항까지 하루가 걸렸다. 저녁 비행기라 다행이었다. 공항이 멀지 않아 편리하게 이용했던 전에 살던 일산이 잠시 그리워졌던 순간이다.
치앙마이를 향해 날아오른 인천의 하늘은 붉게 물들며 서서히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너무 피곤해서인지 기내에서 잠도 오지 않았다. 어느 순간 까만 창밖을 생각하며 바라본 하늘이 휘황찬란한 빛으로 반짝이는 게 아닌가. 아니 여기가 대체 어디길래 밤하늘의 무수한 별들이 쏟아지는 것처럼 이리도 반짝일까 싶었다. 궁금해서 지도를 살펴보니 중국땅이다. 저장성, 상하이를 지나 한참을 그렇게 찬란히 빛나는 야경을 넋 놓고 바라봤다. 중국의 놀라운 발전상을 하늘에서 야경으로도 느낄 수 있었다.
거의 6시간 만에 치앙마이 공항에 도착했다. 치앙마이는 그랩보다 볼트가 더 저렴하고 이용하기도 편하다기에 한국에서 볼트와 그랩 두 앱을 다 깔고 트레블 월렛과 연동해 놓고 왔다. 호텔까지 이동하려고 먼저 볼트로 시도해 봤으나 실패하고 취소했다. 다시 그랩으로 시도 취소를 반복 후 결국 그랩으로 호텔에 도착했다. 이용 방법을 잘 몰라 그랩과 볼트로 몇 번에 걸쳐 취소하며 버벅거린 대가는 취소 건별 50%에 가까운 위약금으로 수업료를 지불했다. 그렇게 좌충우돌 치앙마이에서의 한 달 살기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