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by 주황불

지극히 개인적인 나의 의견에 불과하고 과학적인 근거도 없지만 모든 사람은 연결되어 있는 듯하다. 어렴풋하게 생각하던 신념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확고해져가는 것 같다. 과거에 행복의 총량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내가 가진 작은 행복을 나눔으로써 세상에 행복의 총량이 점점 늘어날 수 있다는 그런 내용이다.







심리학 이론 중에 대상관계이론이 있다. 이 이론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아기는 태어났을 때 자신과 세상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조금 더 의미를 좁혀보면 자신과 엄마를 구분하지 못한다. 처음에는 자신이 원할 때 젖을 물려주거나, 업어주거나 하는 엄마를 자신과 같은 몸을 가지고, 생각을 같이하는 공동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온전하게 자신 마음대로 통제되지 않는 엄마를 느끼면서 비로소 자신과 세상 혹은 엄마와 구별된 자신이라는 것을 자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왜 어떤 시 중에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시도 있지 않은가. 엄마의 사랑을 느끼고 받아들이면서, 엄마가 해주는 말을 듣고 그 말을 수긍하면서 자신을 정의 내려간다. 우리는 모두 자기 스스로 존재하지 못한다. 오직 어떤 대상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내가 규정될 수 있고, 나라는 사람이 인식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에 나 혼자만 있다면 나와 타인을 구별할 필요성도 없을뿐더러, 내가 나임을 어떻게 인식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나다운 것이 가장 경쟁력이라고 말하고, “나는 누군가에게 규정될 수 없고 나만 나를 정의내릴 수 있어.”라고 말하지만 결국 그러한 정의도 누군가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생겨나게 된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물론 나다운 것을 찾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그렇다고 이타적인 사람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도 없는 것이다. 타인 시선에 자신을 지나치게 끼워 맞춰서 힘겨워하는 경우만 아니라면 말이다.







나는 누군가에게 솔직한 나의 감정을 말하는 것을 주저하는 편이었다. 내가 한 말이 이해받지 못하거나 수용되지 못할 것 같기 때문이었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이 들면 감정을 꾹꾹 누르고 숨기기에 바빴다. 그리고 이런 감정이 든 나 자신을 자책하곤 했다. 최근에 깨달은 것은 이해받지 못할 것 같은 나의 감정, 혹은 부정적인 감정 또한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는 감정이라는 것이다.







이해받지 못할 것 같은 내 감정도 언젠가 누군가의 관계 속에서 생겨나게 된 나의 감정이다. 그렇기에 지구 어디에선 가는 누군가 나와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또한 지금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람의 감정이 나에게 전해져 느껴지는 감정일 수도 있는 것이다. 나를 드러내는 것은 나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 아닌, 나와 상대방의 상호작용 속에서 나타나는 어떤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 때론 그것이 상대방에 대한 깊은 공감이 될 수도 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이해받고 싶은 마음과 이해받지 못할까 두려워하는 마음 모두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우리 모두는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 다가와서 “나 사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어”라고 말해주기를. 그러면 웃으며 “사실 나도 그렇게 느꼈어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라고 말할 준비를 하면서 말이다.







삶은 타인을 통해 나를 이해해가는 과정이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솔직할 수 있는 용기와 진심이다. 우리 모두는 엄마와의 따뜻한 관계에서 비롯되었고 그 시작은 하나다. 그리고 그 시초에는 사랑이 있을 것이다.



KakaoTalk_Photo_2021-12-10-15-03-45.jpeg 수원 호매실 카페 '이리부농'


이 세상에 신이 있다면 그 신은 너와 나 안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이에 존재한다고 믿어. 신비한 마술이 있다면 그건 상대를 이해하고 함께 나누려는 시도 안에 존재할거야. 그 시도가 성공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대답은 그 시도 안에 존재할 거야. -영화 비포선라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