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추워도 주머니 손 뺍시다!

새 해 인사 나눠야죠 ^^

by 빈틈


"어머,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동생네 부부가 연말 인사차 우리 집을 찾았다.


"처형, 모레 새해 되는 날 계획 있으세요?

저흰 근처에 해돋이 보러 갈까 해요."

"음... 글쎄요.

그러고 보니 생각을 따로 안 해봤네요."


점점 특별하게 여기던 날들에 무뎌진다.

특별함도 반복되니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새해 또한 그중 하나이다.

매번 돌아오는 새해, 매번 한 살씩 먹는 나이

그러다 아침의 일이 생각났다.



아파트 헬스장 걸어가는 길,

한 동네 사는 아이 친구 어머니를 마주쳤다.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눈을 겨우 뜨고

주머니에서 손은 뺄 생각도 못했다.

늘 그랬듯 "안녕하세요" 한 마디 했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을 빌어주는 말이었다.


흔히 나누는 새해 인사 같지만

나는 적지 않게 당황했다.

뒤늦게 주머니 손을 빼보았지만

바쁜 아침 출근길을 막기는 이미 늦었다.


그러려니 하고 하루하루 지내다 보니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일에도 무뎌진 것은 아닌지

잠시 나의 뒤를 돌아봤다.

어찌 보면 보통의 하루를 특별하게 만드는 힘은

서로의 안녕을 바라는 일인데 말이다.


곧 1월이다.

1년 중 가장 추운 달이라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어도

모자를 폭 뒤집어써도

찬 바람이 나의 "빈틈" 어딘가를 자꾸 비집고 들어온다.


그럼에도 잠시 딱 10초만

주머니에서 손을 빼자.

모자도 벗어주자.

앞에서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눈웃음이라도 지어보자.

더도 말고 딱 한 마디면 된다.

이 말 한 마디면 추웠던 내 마음도 따땃하게 데우고

그저 그런 타인의 하루도 반짝 빛낼 것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진출처 : 픽사베이 무료사진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