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들이스트 모니터 기고] 한국의 가자해역 가스 수탈

한국석유공사의 자회사가 식민 수탈에 직접 참여

by 정환빈

영국의 중동 전문 매체 『미들 이스트 모니터(Middle East Monitor)』에 기고한 Analytical policy commentary(정책 분석 논평) 글이 세 시간 만에 채택되어 보도되었습니다.


제목은 "How South Korea’s gas ambitions sustain the occupation of Gaza"입니다.



1. 주제 : 한국의 팔레스타인 가자 해역 불법 가스전 추출 참여 및 대응 방안


지난 12월에 한국의 '글로벌 책임강국' 기조와 관련해 대팔레스타인 외교 정책을 비판하는 논평을 낸 적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국석유공사가 100% 지분을 보유한 '다나 페트롤리엄(Dana Petroleum)'이 팔레스타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있는 가자지구 해역에서 가스전 탐사권을 '이스라엘'로부터 구매했다. 이는 당사자인 팔레스타인 정부의 동의 없이 이루어진 불법 거래다. 만약 이 구역에서 상업적 매장량이 발견될 경우, 한국의 공기업이 가자지구 자원을 약탈하는 식민 체제에 직접적으로 동참하게 되는 것이다."


관련해서, 국내 시민 단체들이 지난해 말부터 한국석유공사를 상대로 정기적으로 시위를 열고 있습니다.


미들이스트 모니터 기고글은 이 사례가 어떻게 팔레스타인의 점령 체제를 공고화 하는지에 관해 분석합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공기업이 연루된 상황이라 한국 정부는 국제법 위반 혐의가 국가 책임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팔레스타인의 국가 인정을 계속해서 거부하고, 가스전에 대한 소유권 행사를 원천 차단하도록 이스라엘이나 새로운 점령 주체(미국 주도의 평화 위원회)와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Under this arrangement, the Board would make decisions over Gaza’s offshore gas resources, rather than the Palestinian government in the West Bank. South Korea would support this marginalisation of Palestinian self-determination for the sake of safer gas exploitation."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유엔에서 이번 80차 유엔총회에서 처음 도입한 의제 59번 '모든 형태와 양상의 식민주의 종식'에서 이 문제를 다루는 방안을 소개했습니다.


관련해서 더 상세한 뉴스를 국문으로 작성해 오마이뉴스에 기고할 예정입니다. 아마 오늘이나 내일 중으로 보도될 것 같은데, 그때 가서 더 설명하겠습니다.


2. 미들이스트 모니터란?


영국의 중동 전문 언론 기관입니다. 경향신문 등 국내 언론에서도 여러 번 인용된,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매체입니다. 일반 사건 보도보다는 정책이나 담론을 비판하고 분석하는 대안 언론입니다.


국내에는 중동 전문 매체로 소개되고 있지만, 사실은 이-팔 분쟁을 전문으로 하며, 인권 등 보편적 가치에 따른 기사 작성을 보도 원칙으로 내세웁니다. 이 때문에 친팔레스타인, 좌파 편향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면, 일반 언론은 국가 중심적 관점에서 사건을 중립적으로 서술하기 때문에 사람을 죽이거나 국제법을 위반해도 비판하지 않고 상황만 전달합니다. 반면, 미들이스트 모니터는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비판해야 한다는 전제하에서 보도합니다. 다만, 하마스가 1,200명을 학살했을 때도 비판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친팔 성향이라는 비판이 있을 듯합니다.


3. 보도 의미


제가 프레시안을 통해서 유엔이 지정한 반식민주의의 날을 국내에 소개했는데, 이게 사실 해외에서도 거의 안 알려진 주제입니다. 유엔 관련 주제는 보통 서구 언론들이 잘 보도하는데, 아무래도 이건 그들의 관심사와는 대척점에 있다 보니 조금도 이슈화가 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를 알리는 동시에 이게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알리는 사례로 한국의 상황을 설명하는 분석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사실 알자지라 등 세계적으로 더욱 영향력 있는 언론에 기고하고 싶었는데, 이런 곳들은 투고를 받지 않더군요. 우리 언론도 요즘에는 투고받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아는 언론들 하나씩 찾아보다가 미들이스트 모니터에 기고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도 궁금하더군요. 미들이스트 모니터가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 곳인지. 그래서 챗GPT에게 물어보았습니다. CNN의 국제 영향력을 100점으로 잡을 때 미들이스트 모니터는 55점, 조선일보나 한겨레는 15~20점이라고 합니다.


CNN / AP: 100

The Guardian: 90

Al Jazeera (English): 85

BBC (news, not opinion): 85

Middle East Eye (MEE): 70

Middle East Monitor (MEMO): 55

openDemocracy: 50

+972 Magazine: 45

Electronic Intifada: 40

조선일보 (Chosun Ilbo): 75 (inside Korea), 15 (outside)

한겨레 (Hankyoreh): 65 (inside Korea), 20 (outside)


(조선일보랑 한겨레가 국내외 인지도 점수가 참 많이 나는 게 아쉽네요. 왜 우리나라 언론은 국제적으로 명성이 전혀 없는지 좀 궁금하기도 하네요.)


미들이스트 모니터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번 기사가 팔레스타인 관련 단체들에 두루 전해지기는 충분할 듯합니다. 우리나라의 부끄러운 모습을 알린 셈이라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도 더 큰 잘못을 막아내는 데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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