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개츠비를 위대하다고 했을까? 정말 위대하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위대하다고 갖다 붙일 수 있을까.
2013년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 출연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백만장자도, 3류 칸을 타야 하는 떠돌이도 잘 어울리는 배우다. 중후한 모습에 아기 같은 순수함, 그 이면에 감춰진 비열하고 망가져가는 모습까지 말이다. 영화는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몽환적이고, 개츠비가 점차 파멸해나가는 느낌을 잘 그려냈다.
개츠비가 꾸었던 꿈은 오직 한 여자의 '사랑'이었다. 그는 무일푼, 젊은 군인으로 만났던 데이지와의 첫 키스를 잊지 못해 그녀에게 걸맞은 부, 명성, 권력, 사교 능력, 온갖 소문까지 완전하게 갖춘다. 전장에 나가 소식이 없자 어쩔 수 없이 톰 뷰캐넌의 청혼을 받아들인 것이고,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첫사랑은 변치 않았을 거라 믿으며. 그는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밀려가는 과거를 거슬러, 앞으로 나아간다.
그의 환상은 그녀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능가했다. 그는 창조적인 열정으로 자신이 꾼 꿈을 끊임없이 키워가며 자기 앞에 떠도는 빛나는 깃털을 마음속 깊이 간직해왔다. 순수함이었고, 낭만적인 감수성이었으며,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희망의 재능이었다. 과거의 한 순간이 현재라는 지속성과 맞물려 미래를 버티는 힘이 됐다. 매주 열리는 호화로운 파티에 유명 인사들이 모여 개츠비를 '송축'했지만, 정작 그의 장례식장은 모두 외면했다. 그는 대중에게 실패한 인생, 허망하고 허무한 삶, 진정성 없는 겉만 번지르르한 속물의 대명사였지만, 자신에게만큼은 솔직하고 진실한, 환희의 갈망으로 꽉 찬 인생이었다.
개츠비는 오직 데이지와 재회할 날만을 기다리며 모든 과거를 되돌리고 싶어 했다.
누구에게나 되돌리고 싶은 순간이 있다.
그 순간만 생각하면 아쉽고, 안타까워 영원히 마음의 무덤에 묻어버린다. 다시는 들추지도, 찾지도 않겠다는 결심을 하면서. 시간을 거슬러 갈 수 없다면 그리움도, 강렬했던 순간도 깨끗하게 지워야 한다.
우리는 숨 가쁘게 현실에 맞춰 살아간다. 문학이 위대한 이유는 평범한 사람들은 절대로 하지 못할 일들을 그 인물이 선택하기 때문이다. <달과 6펜스>의 스트릭랜드가 그랬고, <면도날>에서 구도자 래리가 그랬다. 그들은 손에 잡히지 않는 캄캄한 밤과 바다 자락에서, 초록 불빛만을 위안삼아 그리로 언젠가는 날아갈 꿈을 꾸며 포기하지 않는다. 무성한 소문도, 어떠한 눈길도, 대중의 관심과 언론의 보도에도 아랑곳없이, 그 별을 향하여 전진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