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코텍 세비도플레닙 임상결과에 담긴 숨은 의미

1차 종결점, 통계적 유의성 확보실패의 의미는?

by Bio IF
이슈 요약


지난 2월 23일, 오스코텍은 면역혈소판감소증 자가면역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상 탑라인 결과를 공개하였는데, 결과적으로 SYK저해제 SKI-O-703(세비도플레닙)은 글로벌 2상 임상시험에서 1차 종결점 효능지표의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하였다. 이번 임상 2상은 면역혈소판감소증 환자를 대상으로 세비도플레닙 저용량(200mg), 고용량(400mg) 2가지와 위약 투여 후 효능을 비교하였다.


SE-2cd9fa79-20cc-41ab-a3ef-1f9b0000d67f.png 출처: 오스코텍 공식홈페이지


1차 종결점 효능지표는 약물 투여 12주 이후 시점 혈소판 반응률 수치로, 세비도플레닙 저용량(200mg)그룹에서 반응률 46.2%, 고용량(500mg) 그룹에서 반응률은 63.6%, 위약의 반응률은 33.3%로 나타났다. 한편 오스코텍은 통계적 유의성 지표 p-value를 하루 늦게 정정공시를 통해 발표하며 고의 누락 의혹을 사기도 했다. 아직 임상 환자들과 관련된 데이터 및 CSR 수령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좀 더 자세한 임상 결과는 오는 6월 EHA(유럽혈액학회)를 통해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Point 1. 이번 임상의 개요 및 결과


우선 오스코텍이 이번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Immune thrombocytopenia는 혈소판의 숫자가 감소하여 혈액을 응고시키는 혈소판의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혈액 응고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환자들은 신체 다양한 조직에서 비정상적인 점상출혈이 발생하며, 외부 충격 없이도 멍이 들고, 상처의 출혈이 아물지 않고, 여성의 경우, 월경이 길어지고 양이 많아지기도 하는 질병이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적혈구, 혈소판, 백혈구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위키피디아)

오스코텍의 세비도플레닙은 해당 질병 치료제로 임상 2상을 진행중이다. 5개 국가의 32개 기관에서 61명의 임상 참여자를 모집, 참여자를 여러 그룹으로 나눠, 12주 동안 세비도플레닙 200mg, 400mg, 위약을 투여했다. 참여자들은 12주간 1일 2회 경구 투여방식으로 약을 복용했으며, 1차 평가지표인 반응률의 기준은 혈소판 수치 3만/uL 이상과 기저 시점 대비 2배 이상의 혈소판 수치였다.


임상 탑라인 중간결과는 각 코호트 별로 200mg군의 반응률은 46.2%, 400mg군의 반응률은 63.6%로 유효성을 입증한 것으로 보였으나, 문제는 위약군이었다. 위약군에서도 반응률이 33.3%가 기록되며, 오스코텍은 결과적으로 이번 임상 중간 결과에서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하였다.



Point 2. 임상적 유효성 vs 통계적 유의성


임상시험에서 고려해야할 두 가지 지표는 임상적 유효성통계적 유의성이다. 임상적 유효성이란 쉽게 말해서, 해당 약을 복용해서 환자의 질병이 개선되었는가?를 의미하는 지표이다. 이번 임상에서 세비도플레닙 고용량 투여군의 반응률은 60%가 넘으며 환자의 혈소판 수치를 개선, 앞서 IND에서 설정한 반응률 목표를 달성하였기에 임상적 유효성을 확보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임상시험에는 대조군이 있다. 일반적으로 임상시험은 해당 의약품을 복용한 실험군과, 위약 복용 또는 기존 치료제를 복용하는 대조군의 비교로 이뤄진다. 통계적 유의성은 신약으로 개발한 의약품의 효과와 위약 또는 기존 치료제 효과의 통계적인 차이를 의미한다. 실험군의 효과가 좋게 나타났으며, 대조군의 효과도 좋게 나왔다면? 해당 임상의 실험군 결과가 우연히 발생한 결과인지, 해당 약을 복용해서 좋은 효과가 나온건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3.jpg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위키피디아 Repapetilto at wikimedia.org

일반적으로 P-value로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하며, 이 값이 0.05미만일때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고 판단한다. 이번 오스코텍의 임상에서 200mg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0.504의 p-value, 400mg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0.151의 p-value를 기록하며,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즉, 해당 투여군의 결과를 위약군과 비교 시, 정말로 세비도플레닙을 복용해서 그 결과가 나온 것인지, 우연히 그 결과가 나온것인지 명확히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임상 성공은 바로 임상적 유효성과 통계적 유의성을 모두 달성했을 때, 비로소 달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오스코텍의 이번 임상은 무조건 실패한 임상인걸까?



Point 3. 이번 임상 결과의 숨은 의미

이번 임상을 진행한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은 기본적으로 임상을 진행하기 상당히 까다로운 질환이다. 환자의 혈소판 수치 변동이 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임상에서도 위약군 일부 환자의 혈소판 수치가 급증, 통계적 유의성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번 임상에 참여한 환자수가 상대적으로 적어서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과는 일반적인 임상 2상 대비 모수가 적어 발생한 일종의 착시현상이라는 것이다.


0001.png 통계적 유의성 입증 실패 임상 결과 발표 후 바이오텍 주가흐름 (출처: 키움증권 허혜민 애널리스트)


실제로 오스코텍은 임상 탑라인 발표 시 주석을 통해 임상 2상의 목적은 유의성 확보가 아닌 유효성 검증에 있음을 밝혔고, 이번 임상에서 p-value는 부차 지표이며, 코호트별 환자 수가 적은 점도 통계에 영향을 미쳤음을 밝혔다. 하지만 시장은 냉정했다. 어떻게 포장하더라도 이번 임상이 실패는 아닐지언정 성공이라고 보기는 어려웠기에, 여느 바이오텍이 그러하듯 이번 임상 결과 발표 이후, 오스코텍의 주가는 급락했다. P-value를 하루 늦게 정정공시를 통해 발표한 부분도 시장에 의구심을 심어주며 불안감을 조성하는 데 한몫했다.



Point 4. 오스코텍의 향후 계획

오스코텍은 세비도플레닙이 이번 임상에서 IND에서 설정한 반응률 기준을 넘기며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하였다고 판단, 아직 후기임상 초반이라 모집인원이 적은 점을 감안하면 임상 데이터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FDA에 세비도플레닙의 희귀의약품 지정을 신청할 계획임을 밝혔고, 남은 임상 2상에서 임상 디자인을 변경하지 않을 것임도 명확히 하였다. 임상의 규모를 키우며 향후 진행될 임상 3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에 주력할 전망이다.


추가적으로 이번 임상의 세부 결과보고서인 CSR 수령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만큼, 상반기 CSR을 수령하여 세부 데이터 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다. 6월 유럽혈액학회 EHA에서 세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임상 3상을 구성할 예정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와 행동주의 펀드 KCG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