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와 행동주의 펀드 KCGI

같은 듯 다른 KCGI와 MBK, UCK의 셈법, 공개매수의 비하인드

by Bio IF
이슈 요약
0000873288_001_20230130163402798.jpg?type=w647 출처: 조선비즈 손민균 기자

사모펀드 UCK(유니슨캐피탈코리아)와 MBK 파트너스가 공동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오스템임플란트 인수를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하다고 공시하였다. 공개매수가는 19만원이며 이는 공개매수 시작일 이전 1-3개월 간 평균 종가에 40-51% 프리미엄을 적용한 가격이다. 공개매수 대상은 오스템임플란트 발행주식총수 가운데 15.4-71.8% 범위이며 매수 기한은 2월 24일까지이다.



Point 1. 행동주의 펀드 KCGI와 오스템임플란트 횡령사건


이번 UCK-MBK의 공개매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번 공개매수 이전 오스템임플란트를 뒤흔든 사건을 알아야한다. 바로 행동주의 펀드, 일명 강성부 펀드라고 불리는 사모펀드 KCGI의 오스템임플란트 지분매입이었다.


행동주의 펀드란 무엇일까? 행동주의 펀드란 일정한 의결권을 확보하고 기업에 자산 매각, 배당확대, 자사주 매입, 구조조정, 지배구조 개선등을 요구하며 수익을 내는 투자 전략을 사용하는 헤지펀드이다. 강성부 펀드, KCGI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행동주의 펀드이다. KCGI는 왜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분을 매입했을까?


MYPZA3VPQFIF3AIL4R27NW77ZQ.jpg 2022년 1월 6일, 강서경찰서로 들어가는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직원 이모씨 (출처: 연합뉴스)

오스템임플란트는 2021년, 자금관리 팀장이 자본금의 약 108%에 달하는 2215억원을 횡령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으로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식은 거래정지를 당했고, 상장 폐지 요건에 해당했으나, 가까스로 상장 폐지를 모면, 2022년 4월 27일 거래 재개되었다. 이 사건을 두고 오스템임플란트의 관리 소홀, 최규옥 회장을 향한 책임론이 고개를 들었다. 최규옥 회장은 과거 9000만원 횡령 및 97억 배임 전적도 다시 재조명되며, 오스템임플란트의 오너 리스크가 제기되었다.


자료: 스트라우만 / 출처: 대신증권

그러나, 오스템임플란트 사업 자체에는 문제가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 꾸준히 성장을 거듭하며 국내에서는 임플란트 시장 1위를 꾸준히 기록중이었고, 글로벌 5위권 임플란트 업체로 발돋움 하면서 중국을 중심으로, 미국, 유럽까지 활발하게 수출을 이어나가는 건실한 회사였다.


KCGI는 여기에 초점을 맞췄다. KCGI는 ESG경영이 중시되는 최근, 오스템임플란트는 ESG의 G, Governance, 지배구조와 경영진에 문제가 있는 회사라고 판단을 했고, 이 때문에 현재 주가와 기업가치가 매우 저평가되어 있다고 여겼다. KCGI가 지분을 매입하여 의결권을 확보, 새로운 사외이사 추천과 함께 경영에 적극개입하여 거버넌스를 개선한다면, 현재보다 충분히 더 가치있는 회사로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이것이 수많은 오스템임플란트 주주의 가치를 제고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KCGI는 SPC 애프리컷홀딩스를 설립하여 작년(2022년)말부터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매입, 2023년 2월 현재, 6.92%까지 지분을 확대하였다. 행동주의 펀드로서의 활동을 개시한 것이다.



Point 2. 오너일가의 백기사(?), UCK-MBK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출처: 비즈니스 포스트)

KCGI는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확보 후, 지배구조 개선과 최규옥 회장의 퇴진을 압박했다. 당연히 기존 오너인 최규옥 회장 측에서는 KCGI의 행보가 좋게 보일리 만무했다. 하마터면 경영권을 내어줄 수도 있는 상황. 이때 UCK-MBK의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가 나섰다.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공개매수 발표로 KCGI가 그린 판을 바꾸었는데, 공개매수의 목적을 오스템임플란트 인수를 통한 자진상장폐지라고 밝혔다. 공개매수가 성공, 61.8% 이상의 공개매수를 달성할 경우, 이미 최규옥 회장의 지분을 인수한 UCK-MBK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분 90%이상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상장 폐지 요건에 해당하며, 이 경우, KCGI의 지분 역시 의미가 사라져 KCGI의 오스템임플란트 거버넌스 개선 참여는 불가해진다.


한마디로 UCK-MBK가 최규옥 회장의 편에서 오너일가를 KCGI로부터 방어해준것이라고 볼 수 있다. KCGI 입장으로서는 이번 공개매수에 KCGI 지분을 매각할 경우, 최근 급등한 오스템임플란트 주가 덕에 상당한 단기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으나, 행동주의 펀드로서의 행보와 상반되는 행동이기에 KCGI를 향한 시선이 부담될 수 있다. 또한 공개매수가 19만원은 KCGI가 주주서한에 보낸 거버넌스 개선 시 reasonable한 기업가치 3.9조-10조를 크게 하회하는 가격이다.


KCGI 강성부 대표 (출처: 서울경제)

여전히 캐스팅보트는 KCGI에게 있다. KCGI가 현재 지분을 늘려 1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다면, UCK-MBK의 공개매수가 성공하더라도 상장폐지는 불가하다. 이 경우, 상당한 지분율을 가지고 거버넌스 개선 참여가 가능해진다. 그러나, 지분 확대를 위한 자금 조달에 있어서 KCGI가 어느정도 여력이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한편 KCGI는 UCK-MBK가 오스템임플란트에 거액에 지분투자를 한다는 것은 회사 가치를 인정한다는 의미로 이들이 경영에 참여하여 독립적 이사회 구성, 효율적 의사결정 구조 확립을 진행한다면 오스템임플란트의 기업가치는 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로, 공개매수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KCGI의 환영 표시는 이번 공개매수가 자칫 KCGI가 그린 판을 엎을 수도 있으나, 오스템임플란트 기업가치 개선이라는 큰 틀에서 같은 뜻을 가지고 있길 바라는 뉘앙스로 해석되었다.


최근 KCGI가 UCK-MBK와 싸울생각은 없다고 추가로 밝히면서, 공개매수 참여가능성을 조금이나마 시사한 것은 아니냐는 시장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부분이 어떻게 실제로 작용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Point 3. 공개매수와 오스템임플란트 주가 추이


개인 투자자에게 있어서 가장 궁금한 주가는 어떻게 될까? 우선 이번 공개매수가 종료되는 2월 24일까지는 주주 누구나 참여만 하면 1주당 19만원으로 매도가 가능하게되어, 주가의 하방이 19만원으로 정해졌다. 공개매수 수수료를 제외하면 실제 187000원 정도를 실제 받을 수 있으므로, 현재 오스템임플란트 주가 역시 186000-187000을 유지하고 있다.


0004805684_002_20230202005501056.jpg?type=w647 출처: 한국경제 이동훈, 김채연 기자

공개매수와 관련하여 몇가지 시나리오가 존재하는데, 계획대로 상장폐지될 경우, 190000으로 상장 폐지까지 주가가 이어질 확률이 크다. 공개매수 계획을 전격 철회할 경우, 단기적으로 주가의 변동성이 심해지며 18만원 후반선을 지키지 못할 확률이 크다.


주가 상승 시나리오는 2가지가 있다. 1) 공개매수에 실패하고, 2차 공개매수에 돌입할 경우, UCK-MBK가 제시한 공개매수가에 동의하지 않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되므로 2차 공개매수 가격은 19만원 보다 높게 책정될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2차 공개매수가가 주가 하방선이 되어 2차 공개매수가 까지 주가가 오를 수 있다. (최근, UCK-MBK가 공개매수 실패 시 재추진 진행하지 않을 것을 밝혀 가능성은 낮음) 2) KCGI의 지분이 10%를 넘기며 공개매수에는 성공하나 상장폐지가 되지 않는 경우, KCGI, UCK-MBK모두 경영에 참여하며 장기적으로 19만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


변수는 존재한다. 최근 최회장이 콜옵션을 2세에게 증여한 사실이 밝혀지며 이를 두고 편법증여 논란이 벌어지고 있고, 사측에서 공개매수를 통해 최대주주가 변경될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여부 결정시까지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음을 밝혔다. 아직 공개매수 마감까지는 3주가량 시간이 남은 가운데, 공개매수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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