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함께 쓰는 홋카이도 여행 이야기 16
오늘은 동생 부부와 잠시 헤어지는 날이다. 우리는 홋카이도 남부로 내려갔다 오기로 했고, 동생 부부는 다른 일정을 즐기다 며칠 후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아침 목욕 후 짐을 챙겨 체크아웃을 하고, 호텔에 짐을 맡겨둔 채 밖으로 나섰다. 아침 먹을 곳을 찾아보니 근처에 우동과 다시차즈케를 파는 곳이 있었다.
어제 아트공원 뷔페에서 먹은 우동이 아주 맛있었는데(어떻게 그렇게 쫄깃하게 면을 삶았을까?), 그게 인상 깊었는지 동생과 제부는 우동을, 나는 다시차즈케를 택했다. 메뉴판 제일 앞에 있는 도미 차즈케로.
오차즈케는 생선 등을 얹은 밥에 차를 부어 먹는 것이고, 다시차즈케는 가쓰오부시 등으로 우린 육수를 부어 먹는 것이다. 다시차즈케는 이번에 처음 맛보았는데 입에 아주 잘 맞았다. 도미회 몇 점이 올려진 덮밥에 다시를 부어 말아 먹으니 훌훌 잘 넘어가 아침 식사로 딱 좋았다. 오전 10시에 문을 여는 것도 좋고.
아침을 먹은 후에는 커피를 마시러 갔다. 예쁜 곳을 잘 찾는 동생이 미리 알아둔, 건물 2층에 자리한 아담한 카페였다.
주인분이 정성들여 하나 하나 만들어주신 커피도 아주 맛있었다. 좋은 시간을 가진 뒤 며칠 후의 만남을 기약하며 동생 부부와 헤어졌다. 짐을 찾아 삿포로역 북쪽 입구로 향했다. 지난번 노보리베츠 숙소 송영버스가 우리를 내려준 곳이자, 이번 도야호 숙소로 가는 송영버스를 타기로 한 장소였다.
남편도 나도 운전을 그리 즐기지 않아 캠핑을 갈 때도 거리가 멀면(밴프까지는 꼬박 9시간 정도 걸린다) 중간에 캠핑장을 잡아 하룻밤 쉬어가곤 한다. 이번 여행에도 하코다테를 포함하면서 이동 거리가 길어지다 보니, 중간에 한 번 쉬어갈까 싶었다. 기차를 세 시간 넘게 타는 것도 지루할 것 같아 중간 거점을 찾다가 도야호 주변의 온천 마을을 알게 되어서, 노보리베츠 때처럼 송영버스를 운영하는 숙소를 찾아 예약했다.
예전부터 '일본 여행' 하면 떠오르는 로망이 있었다. 눈 내리는 차가운 공기 속에서 온천을 즐긴 뒤, 다다미방에서 가이세키 한 상 + 사케. 그런 료칸이 얼마나 비싼지 알게 되기 전까지는... 껄껄.
우리가 도야호 주변에서 묵은 숙소는 럭셔리한 료칸은 아니었지만, 다른 곳들에 비해 가격대가 조금 더 높은 편이었다. 나름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였달까. 하지만 숙박료에 교통편과 숙박, 두 끼의 식사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리 비합리적인 가격은 아니라는 계산이 섰다.
호텔 방은 아주 넓었고, 커다란 통창 너머로 넘실거리는 호수가 보였다.
* 발행 세 시간 후 초상권자의 강력한 요구에 의하여 아래 사진의 헤어스타일(?)을 수정하여 올립니다. 초상권자 본인이 직접 작업했습니다. 25년을 한 집에서 살아도 모르겠는 그의 취향…
모든 객실이 호수 뷰였고, 꼭대기 층 노천 온천에서도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호수를 바라보며 따끈한 물 속에 앉아 있자니 아유, 호사스러워라. 저녁과 아침 밥도 꽤 맛있었고 말이죠.
* 발행 세 시간 후 초상권자의 강력한 요구에 의하여 아래 사진의 헤어스타일도 수정하여 올립니다. 초상권자 본인이 직접 작업했습니다. *
다시 도야쪽으로 간다면 또 묵고 싶을 만큼 만족스러운 숙소였지만, 사실 도야는 이 숙소 외에는 할 것이 그리 많지 않았다. 만일 며칠 동안 꼼짝 않고 숙소에서만 지내는 휴가가 필요해진다면, 음,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