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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동윤 Mar 08. 2021

가요계로 번진 학폭 폭로, 대책이 필요한 기획사

배구계에서 솟아난 학폭 폭로의 불씨가 가요계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 두 번째 시즌에 출전했던 진달래를 시작으로 (여자)아이들 수진, 세븐틴 민규, 스트레이 키즈 현진, 이달의 소녀 츄, 더보이즈 선우, 에버글로우 아샤, 몬스타엑스 기현 등 많은 가수가 네티즌들에 의해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다. 잇따라 터지는 폭로로 가요계는 연일 뒤숭숭하다.


가해자로 거론된 가수를 둔 기획사들은 난처할 수밖에 없다. 불미스러운 문제가 발생하면 사건의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가 속한 그룹과 회사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빨리 사태를 수습해야 하지만 수년 전의 일이기에 진위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이달의 소녀 츄의 사례 같이 학창 시절에 관계가 좋지 않았다는 이유로 악의를 품고 날조한 내용을 유포하는 이도 있다. 한편 가해자는 어렵게 이룬 가수의 꿈이 한순간에 산산조각 나는 것이 두려워서, 혹은 남을 괴롭힌 행위를 대수롭지 않은 장난 정도로 여긴 나머지 인터넷에 도는 소문에 대해 부인하기도 한다. 일련의 사정 때문에 기획사로서는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기가 어렵다.

가수들에 대한 학폭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

사안이 중대하다 보니 폭로가 참인지 거짓인지 밝혀내는 것이 마땅하다. 이때 기획사 직원들의 업무가 가중된다. 의혹이 제기된 가수의 모교를 방문해 선생님들을 만나고, 학창 시절 어울렸던 친구들을 찾아서 행실이 어땠는지, 폭행을 저지른 적이 있는지 일일이 조사해 봐야 한다. 규모가 작은 회사는 한 직원이 여러 업무를 담당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폭로가 허위라면 엉뚱한 사람에게 쓸데없는 노고를 짊어지우는 것이다.


이처럼 회사에 불이익이 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갑작스러운 생고생을 차단할 목적으로 다수의 기획사가 연습생들을 들일 때부터 과거를 알아보곤 한다. 하지만 연습생 본인의 진술만으로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 학창 시절에 품행이 나빴다고 해도 전적들을 솔직히 밝히면 회사에서 거부할 테니 당연히 숨길 것이다.

JYP엔터테인먼트는 27일 학교폭력 가해 논란이 일어난 스트레이키즈 현진이 "연예인으로서 일체의 활동을 중단 후 자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허점을 보완하고자 기획사들은 연습생에게 학교생활기록부를 제출하라고 하거나 다녔던 학교를 찾아가 선생님과 면담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도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 학교에서는 사소한 폭력이라고 판단되면 그 내용을 생활기록부에 기재하지 않는다. 가벼운 폭력이라도 강하게 벌을 내려야 경각심이 생길 텐데, 다소 아쉬운 방침이다. 게다가 출석 정지, 전학 등의 중징계를 받더라도 졸업한 지 2년이 지나면 기록이 자동으로 삭제된다. 여건만 잘 맞으면 폭력을 행해도 깨끗한 기록부를 만들 수 있다.


이번 폭로 대란으로 연습생을 발탁하는 과정에서 현재보다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기획사가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연습생일 때 품위를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과거에 저지른 폭력 행위 등 큰 문제가 드러났을 때 바로 계약을 해지하고, 회사가 입게 되는 손해에 대해 보상한다는 조항을 계약 조건에 넣을 수밖에 없을 듯하다. 기획사 입장에서는 사달을 미리 막는 최선의 방법이다.

https://entertain.v.daum.net/v/20210301040503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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