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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동윤 Nov 19. 2021

클론 '꿍따리 샤바라'

활발함과 낙관적 태도로 무장한 여름철 스테디셀러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재회였다. 클론의 동갑내기 두 멤버 강원래와 구준엽은 현진영의 백업 댄싱 팀 '와와'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아쉽게도 활동 중에 입대하게 됐고, 제대 후 구준엽은 이탁과의 듀오 탁이준이로, 강원래는 안무가 겸 다른 가수들의 백업 댄서로 활동했다. 한동안 떨어져 있던 둘은 프로듀서 김창환의 제안을 받고 클론을 결성한다. 학창 시절부터 단짝으로 지낸 친구이자 소문난 춤꾼들, 많은 히트곡을 배출함으로써 미다스의 손이라 불린 김창환이 뭉쳤으니 훌륭한 아웃풋이 예견됐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클론의 데뷔곡 '꿍따리 샤바라'는 발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번화가 곳곳에 울려 퍼졌고, 여러 음악방송 1위에 올랐다. 이국적인 느낌을 발산하는 도입부, 팡파르를 떠올리게 하는 씩씩한 신스 브라스 테마, 다이내믹한 리듬 등 노래의 요소들은 일제히 경쾌함으로 수렴했다. 두 멤버의 춤도 무척 시원스러웠다. 노래의 핵심 안무처럼 '꿍따리 샤바라'는 1996년 많은 이의 어깨를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무의미한 음절을 조합한 제목과 달리 노랫말은 유의미했다. 정작 강원래와 구준엽은 처음 노래를 받았을 때 가사가 건전가요 같아서 노래를 부르기 싫었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불만스러웠던 그 부분이 히트를 이루게 한 원동력 중 하나다. "다 그렇게 사는 거야. 희비가 엇갈리는 세상 속에서. 내일이 다시 찾아오기에 우리는 희망을 안고 사는 거야."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노랫말 덕에 대중은 '꿍따리 샤바라'를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사실 김창환도 노래를 완성하고 나서 회의감이 들었다고 한다. 강원래와 구준엽은 가창력이 그리 출중하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김창환은 좁은 음폭에서 단조로운 멜로디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 점을 고려해 만들었더니 동요처럼 느껴지는 곡이 나왔다. 김창환은 자신의 작품을 못마땅하게 여겼지만 도리어 이 단순함이 '꿍따리 샤바라'의 또 다른 장점이 됐다. 걸걸한 보컬은 간단한 선율 덕에 음악 팬들에게 원만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빠른 래핑 뒤에 등장하는 후렴은 한결 수더분하게 들렸다.


1998년 클론은 1, 2집의 대표곡들을 추린 베스트 앨범으로 대만에 진출한다. 한국어로 부른 노래들을 수록했음에도 앨범은 큰 인기를 끌며 35만 장 넘게 팔렸다. 이로써 클론은 1990년대 후반 한류의 대표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꿍따리 샤바라'가 대단한 업적의 밑거름이 됐다.


https://www.melon.com/kpop100/detail.htm?detailSong=70896

https://www.youtube.com/watch?v=LxQEFnfMS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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