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까 말까 싶다면 해라. 후회 없도록
투병생활에서 재활까지의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지금도 투병생활과 재활에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목발로 서기까지 반년, 걷기까지 4년 6개월이 걸렸다.
그 과정에서는 13번의 수술이 있었고 1년 6개월 동안 연속 8번 수술을 하게 되었다.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수술 한지 얼마 후에 다시 문제가 생기고 답답하기만 했다.
결국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해서 혈관을 제거하는 최강수를 두었는데
시한폭탄을 달고 사는 것과 똑같다.
혈관에 펄스가 느껴지면 정말 두려울 정도였다.
그런 현상이 자꾸 반복되다보니깐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려고 해도 마치 빠져 나올 수 없는 늪에 빠지는 기분.
말이 좋아서 여러번 수술이지. 절개한 부위를 계속해서 자르고 수술 받는 경험은 그걸 생각만해도
온 몸이 칼로 베이는 느낌이 들었다.
3번째 수술 이후로 복합부위통증증후군에 걸리게 되었다.
이건 걸린 사람만 알 수 있다. 정말 숨만 쉬어도 칼로 베이는 느낌으로 통증은 결국 정신적인 고갈을
가져다 준다.
다행히 2년 넘게 치료를 받고 종교적인 믿음과 가족들의 사랑 덕분에 그 강도가 현저히 낮아져서
지금도 1초도 멈추지 않고 통증이 찾아오지만 그래도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
가끔 지인들이 통증은 좋아졌냐고 물어보는데 겉으로는 표현을 안하고 잘 참아내서 그렇지만
사실 1초도 쉬지 않고 통증은 있다.
그래서 잠도 길어야 30분, 거의 잠에 들지 못하는 일상이다.
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은 신체의 한 부분에 극심한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을 의미합니다. 외상 등으로 인해 손상을 입은 부위에 손상 정도보다 훨씬 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통증이 지속되면서 여러 2차적인 다른 증상이 발생하는 질환
지속적 작열통 또는 동통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신경병성 통증입니다
그런데 마음을 내려 놓아서 그랬을까? 스트레스가 오히려 줄어들고 마음도 편안해졌다.
어차피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의료진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운명에 맡기자!
사실 한국에서 혈관 수술에 관해서 유명한 병원이었고 전심으로 치료해준 것 같았다.
특이체질이라서 그런지 다만 내 몸 스스로 외부치료에 대해서 내부공격을 하는거라서 아무리
정교하게 수술을 해도 그곳을 공격함으로써 계속 혈관이 터지는 것이었다.
자가면역질환의 최고 성능을 발휘하는 신체를 가진 탓이었다. ^^
자가면역 질환은 세균, 바이러스, 이물질 등 외부 침입자로부터 내 몸을 지켜주어야 할 면역세포가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병. 자가면역은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에 나타날 수 있다
면역세포들이 우리 몸의 어느 부위를 공격하는가에 따라 증상과 질병이 다양하게 나타남
어찌 되었던 결국 나와 의료진은 심사숙고 끝에 잠정적 치료 중단에 합의를 했다.
그렇게 13번 수술 후에 더 이상 할 방법도 없어서 잠정 치료를 중단되고 나서
오히려 그러고 나니 제법 빠르게 재활에 성공해 나갔다. 비록 지속보행이 어렵고 통증은 늘 따라오지만
그래서 걷을 수 있는 것만으로 그렇게 세상에 다시 나아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환희가 차올랐다.
기분은 그리 하지만 사실 지금도 통증이 심하긴 하다.
자전거 선물을 받고 그렇게 몇 개월의 배달라이더 생활은 어느 정도 재활에 도움이 되기는 했는데
여전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감당하기 힘든 들쑥날쑥한 소득..
욕심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안정적인 소득이 필요하다고 고민하던 시점..
그렇게 작년 겨울이 찾아올 때쯤 지차제에서 장애인일자리박람회라는 것이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작은 박람회에서 무슨 기회가 있을까 싶었지만 마침 배달 피크타임이 끝나고 근처 공원에서
열리고 있어서 방문을 했다.
몇몇 부스들이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 작업장이나 훈련장 위주로 소개되어지고 있었다.
한 바퀴 돌아보고 약간 실망스러웠지만 이게 현실이기도 해서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떠나려는데
장애인일자리지원센터라는 부스에서 상담이라도 받고 가자고 생각했다.
사실 나누어주는 볼펜이나 챙기자는 마음이 더 컸다. 실제적으로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하진 못했다.
그런데 상담 나오신 선생님들이 굉장히 친절하면서 여러 가지 질문을 통해서 취업 신청서를 받아주었다.
구체적인 일정이나 신청 승인 여부는 나중에 연락을 준다고 했다.
다음 날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연락이 왔다.
바로 면접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나는 바로 가능하다고 대답을 했다.
건국대학교 계약직으로 행정지원하는 자리를 소개받았는데 다행히 업무 수행이 가능할 환경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서울특별시 장애인일자리 통합지원센터
취업상담 전화: 1588-1954
홈페이지: https://jobable.seoul.go.kr/jobable/Main.do?method=getMain
주소: 서울시 강남구 도곡로 416
* 장애인들 유형별 능력별 맞춤형으로 취업의 기회를 제공해 주는 기관인데 선생님들이 열정 가득
도와준다. 특히 취업 후에도 지속적으로 정보 공유 및 근무 환경에 대해서 상담을 해준다
면접관으로 일한 지 꽤 오래되었는데 이제는 면접 지원자의 입장이 되어서 면접을 보러 가야 한다는 사실이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한정적인 취업자리라서 계약직에 임금이 낮더라도 지원자들은 항상 넘쳐나고 있다.
더군다나 행정지원직이면 사무업무 보조가 많을 텐데 기본적인 문서 프로그램을 할 수는 있지만
과연 얼마나 할 수 있을지도 자신이 없었다.
20여 년 가까이 한 가지 일만 하다가 전혀 다른 일을 하려다 보니 생각보다 걱정이 많이 되었다.
상담해 주신 선생님이 높은 수준을 요구하는 업무가 아니니깐 마음 편히 면접을 보라고 격려해 준 게
그나마 큰 격려가 되었다.
그때 그 선택들이 결국 지금의 현재를 만들어주고 있다.
될까 안될까 걱정할바에는 해보는 게 좋은 것 같고 할까 말까 망설이는 것보다 최선을 다해보고
그 결과를 기다려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