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운하다. 서운해. 나이 들어서 깜박했나 봐
종착지에서 고작 한 정거장 차이인데 이미 가득 채우고 전철이 도착한다.
분명 시작점이다 만석이다.
이른 새벽아침인데도 어디서 그렇게 모였는지 순식간에 사람들이 채워진다.
대부분 노년층에 복장이 교복도 아닌데 색상만 조금 차이가 있을 뿐이지
거의 대부분 비슷하다.
이 시간에는 젊은 사람들이 간혹 있기는 하지만 아직 넥타이부대들이 타긴 이른 시간이고
이곳은 최소 60년의 시간을 버틴 사람들의 모임이자 하루의 시작이 있다.
대부분 아직 깨어나지 않은 잠에서 침묵을 지키지만 흔들리는 전철처럼 서서 흔들리는
사람들에게는 잠이 아닌 피곤함으로 고스란히 전해진다.
피곤함은 아무리 잠을 자도 지친 기색을 지울 수 없지만
전철이 출발하고 다음 역들을 서너 차례 지날 때마다 활발해지는 느낌이 든다.
같은 시간에 같은 칸에 계속 타다 보니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지인인 줄 알았는데 대화를 들어보고 행동을 관찰해 보니
알기는 아는데 그건 전철을 같이 타서 아는 것이지 실제로 친분을 갖고
그런 관계는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참 묘한..? 친밀함이 형성되어 있다.
시간이 조금만 흘러가면 그들 중에 하나가 되어 있을지 모르겠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늙긴 늙어가는데 아직도 하고 싶은 꿈이
있다는 것은 슬프면서도 즐거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