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추억으로 남겨지는 것인지
어느덧 시간의 반환점을 돌아 하루가 무더운 여름 날씨에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처럼
여름이다.
좋아하는 애니 중에 '붉은 돼지'라는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이 있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그 해 여름을 추억하는 부분과 '가끔은 옛날이야기를'이라는 노래가 나오는데 그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7sZI-V6kW6M&list=RD7sZI-V6kW6M&start_radio=1
더운 열기가 짜증 나기도 하지만 어떤 기억들을 소환할 때 무척이나 시원한 느낌도 든다.
우리의 인생은 하나하나가 서사가 있다.
비록 그런 것들을 비교하다 보면 가치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이들에게 늘 하는 말 중에 '너희는 이미 태어난 그 자체로 위대한 이야기의 시작이다'이라고 한다.
생각해 보면 갓난아기들은 부모의 표정 하나에도 자지러지게 웃기도 한다.
별거 아닌 것으로 행복하게 웃는다.
그 아이가 자라면서 점점 우울해진다면 그것은 무엇 때문일까?
험한 세상에서 자신의 자녀들이 혹은 소중한 사람들이 상처 덜 받고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다.
우리의 시작은 이처럼 사랑을 바탕으로 키워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이것저것 부정적인 것들이 쌓일 수밖에 없다.
그런 것들을 다 부정할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은 잔혹하고 판타지가 아니기 때문이지만 그래도 믿어보고 싶다.
비록 그런 것들이 고난이 될지라도 믿어주고 싶다.
그래서 요즘은 정답을 찾는 것보다 틀렸다고 생각 들 때라도 극복할 수 있는 시간들을
곁에서 지켜주려고 한다.
바라는 대로 안 되는 경우가 더 많을지라도 그것이 실패한다고 인생이 망하는 것 아니다.
항상 긍정적이고 좋은 일만 가득하지 못하더라도 그 안에서 정말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면
안될 것이다.
누군가에는 찬란했고, 누구에게는 아련했고, 누구한테 안타까웠던 시절.
그 무엇도 될 수 있었고 그 무엇도 아니었을 때
우리의 지금 모습이 마음이 안된다고 해도 그것이 자신의 가치를 단정 짓을 순간은 아니다.
살아있는 동안 어떻게든 무엇이라도 하는 것. 꿈틀거리는 것이 삶의 여정일 때도 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인물들도 암울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 순간들을 견디기 힘들겠지만
버티고 버티고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무엇이라도 의미가 생기지 않을까.
저녁 늦은 시간까지 학원을 돌고 도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먹먹해진다.
이렇게 치열하게 살아야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은.. 어떻게 기성세대들이 바꾸어야 할까.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
열심히 살아도 기본적인 생활이 안 되는 것은 개인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가치관을 통일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납득이 될 만큼 통합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 기억이 아름답다고 해서 함께 한 사람들의 기억이 다 똑같을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래서 일방적으로 말하는 것보다 질문을 먼저 해보는 것으로 바꾸고 있다.
공부를 해라가 아니라 지금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상대방에 무조건 맞출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우선순위를 일방적으로 정하거나 그 틀에
맞추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가 항상 좋을지 모른다. 그리고 나름 사회제도에서 열심히 살아왔던 본인의 삶을
돌아봐도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지점이 정말 많고
점점 그 기억에서 스치듯이 놓친 것들을 이제야 돌아보고 있다.
적어도 완벽하게 똑같지 않아도 좋은 느낌은 좋은 느낌으로 아쉬움은 아쉬움으로
공유될 수 있는 시간들을 추억으로 남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