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밤에 일이 생겨서 잠실 쪽으로 가기 위해서 동부간선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왼편에 소방차들이
가득 모여 있는 것을 보았다.
무슨 일이 생겼나? 훈련 중인가? 뭔가 이상한 분위기였다.
돌아오는 길에도 여전히 소방차들이 많았는데 거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곳곳 다리가 있는 곳마다
소방차들이 모여 있었다.
오늘 아침에 뉴스를 보고서야 의정부에서 중학생이 안타까운 사망을 했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다.
내 삶에 바빠서 뉴스를 챙겨 볼 시간이 없었다지만 자녀가 있는 입장에 더 마음이 아파오는
소식을 접하고 마음이 이상했다.
그리고 토요일 오후에 차를 몰고 지나가는데 소방차들이 가득했던 그곳에서 행사가 한창 중인데
얼핏 보니 무대 위에서 가수가 노래는 부르고 많은 사람들이 춤을 추면서 즐기고 있었다.
불과 하루이틀 사이에 같은 장소에서 전혀 다른 상황이 뒤섞여 있는 것 같아서 순간 구토를 할 것
같았다.
물론 그런 행사가 역겹다거나 그런 것도 아니고 즐기는 사람들이 이상하다는 것은 아니다.
생과 사는 항상 이처럼 뒤엉켜 있는 것이라는 것이 새삼 목구멍에서 심장까지 파고 들어오는
무언가 느꼈다.
죽음의 문턱을 여러 차례 발을 들여봤던 경험 때문에 남아 있는 후유증, 트라우마, 공포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것 같았다.
수술 이후 장애와 함께 실제 통증과 함께 환통이 느껴진다.
누군가 아프거나 아픈 이야기를 하거나 사고 같은 일들을 알게 되면 수술한 다리에 강한 통증이
밀려온다.
공감 능력이 떨어졌던 내게 강제로 알려주듯이 통증이 심하게 느껴진다.
글 쓰는 이 시각에도 곳곳에서 희비는 교차하고 있을 것이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좋은 효과도 있지만 실시간으로 사람들의 혐오도 함께
쏟아지는 무서운 영향도 있다는 것이 두려울 정도이다.
개인적으로 죽음의 문턱에서 수십 번 돌아왔다는 경험을 떠나서 사회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사고들에서
무언가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하고 싶지만 제 몸 하나 건사하지도 못하는 주제라는 생각이 핑계처럼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참으로 사람들이 여유가 없어서 그런지 쉽게 비난해 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친절하면 호구가 되고 셈을 잘하고 관계도 어느 정도 적당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많다.
더군다나 본인의 불행이 아닌 이상 남의 불행은 도외시하는 것도 증가한 것 같은 것은
비단 기분 탓만은 아닐 것이다.
어찌하면 좋을까..
다음 세대에게 물질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지 않게 무형의 가치.
정서적인 교감이라고 해야 할까..
이러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왔지만 코로나사태 이후 급격하게 증가된 기분이다.
특히나 우리나라에서는 격동의 시대인 것처럼 몇 년 사이에 너무나 큰 일들이 있었기에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가 많은 것 같다.
격려와 위로가 되는 일들이 많아져야겠지만 그보다 오늘 이 순간 작은 친절을 베풀 수 있는
기회가 모두에게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