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못 부를 순 있어도 싫어하면 안 된다.

by Biracle

초등학교 때 음악 실기를 했는데 음치라는 것을 알았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어느 정도 고쳐진다고 하더라.

하지만 그 세대는 그런 것에 투자하기보다 국영수였지.. 요즘도 그렇지만 그래도 그런 길을

가거나 음치교정을 하는 것도 많아진 것 같기는 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동학대라고 신고당할 수도 있을 만큼이나 음악시간이 되면 선생님은

유독 날 불러 세워서 반 아이들이 다 보는 앞에서 노래를 부르게 했다.

한 곡을 14번 정도는 불렀던 것 같다.

그러면 선생님은 왜 노래를 안 부르고 교과서를 읽느냐면서 질타를 했다.

좋은 의도였는지 나쁜 의도였는지 그 당시에 판단할 나이는 아니어서 그냥 나중에는

즐겼다고 해야 하나.

어쩌면 그 선생님도 음치여서 못 가르쳐준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

덕분에 웃긴 아이로 전교에서 유명인사가 되었다.

그 후에 자라면서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을 절대 하지 않았다.

대신 듣고 혼자서 등하굣길에 자작노래를 부르곤 했다.

음치여도 노래를 좋아했다.

다행스럽게 교회에서 부르는 것은 못해도 뭐라고 하지 않고 오히려 칭찬을 해줘서

노래를 음악을 단절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누군가 앞에서 노래를 하는 것은 하지 못했다.

그래서 대신 시를 많이 썼던 것 같다.

노래를 부르는 것은 못해도 글은 쓸 수 있으니깐.

물론 그것도 대단한 재주가 있는 것은 아니라서 유치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끊임없이 시를 써왔다.

그것이 내겐 노래였다.

노래는 못해도 작가는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렇게 꾸준하게 쓰기는 했지만

글 쓰는 것도 재능이 필요하고 공부도 필요한 것인데 둘 다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 손 편지를 쓰는 것으로 대신하기도 했다.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편지를 100일 동안 써야지 그리고 시를 써야지.

생각만 했다.

인생에서 단 한번 해낸 적이 있다.

그리고 한 노래만 열심히 연습을 했다.

그 사람이 좋아하던 노래를.

https://www.youtube.com/watch?v=CyT4KjintZY

나에게 쓰는 편지 - 신해철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은 재능과 노력이 맞지만

음치라고 해서 그 노래가 싫은 것은 아니다.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들이 우선순위가 늘 한결같기가 어렵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과 바뀌는 상황 속에서 잊히기도 하지만

그래도 믿어 보는 것이 있다면 그리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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