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잘 부탁해
2026년 1월 1일
몇 시간 사이로 새해가 시작되었다.
2025년 한 해 동안 잘 살았다고 나를 토닥이면서 글을 쓴 것이 채 하루가 되지 않았다.
사람의 마음이 참 간사하다. 시곗바늘 그 한 칸의 움직임이 새로운 다짐을 하게 만든다.
2026년은 걱정이 앞서기는 하지만 기대가 많이 되는 시간이다.
무엇보다 아이가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면서 물리적으로 떨어진다는 것이 내 마음의 거리도 떨어지게 만드는 부분이 분명 있는 것 같다. 아이를 믿는다는 교만한 말은 이제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 그 아이가 얼마나 자기 인생에 진심인지를 충분히 느꼈다. 동시에 내가 얼마나 남의 인생에 도움이 될지를 이제 더 이상 장담할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2026년에는 그동안 했던 일들 속에 '나'를 두고, 쳐내야 하는 일은 쳐내고, 몰두해야 되는 일에 최선을 다 하고 싶다. 그동안은 내가 '좋다'는 것으로 충분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좋다'라는 것이 나를 얼마나 버티게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좋다'는 것의 의미를 점점 모르겠다.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 놓는다는 것이 힘들다는 생각에 '좋다'는 말로 그 불편한 마음을 덮어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올 한 해 내가 해야 되는 일과 내가 하고 싶은 일 그리고 나를 성장시키는 일을 구분해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도록 해 봐야겠다.
여느 때 보다 더 늦게 일어나서 남편이 끓여주는 떡만둣국을 먹고, 밀린 일을 끝내고, 오후에 아들과 동생과 부모님과 함께 시드니로 간다. 남부럽지 않은 시작이다. 어떤 일이 앞으로 펼쳐질지 예상이 안되지만, 두려워하기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나의 오십의 문을 열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