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웃었다. 아이가 지은 이 시 하나로 우리 집의 모습이 다 그려진다. 아이가 바라보는 나는 무조건 밀고 들어오는 탱크였다. 씁쓸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원망스럽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했다. 아이가 힘들어하는 감정이 오롯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아이에게 엄마라는 존재 자체가 힘든 것 같다. 물론 엄마가 완전히 밉기만 하지는 않겠지만, 엄마가 항상 악역을 하기 때문에 아이에게 엄마는 무섭고 서운하게 하는 사람인 것 같다.
나는 문득 우리 엄마가 떠올랐다. 나도 초등학교 3-4학년 글짓기 시간에 ‘엄마’에 대해서 쓰면서 ‘우리 엄마는 계모 같다’는 말을 썼다. 무서운 엄마를 ‘계모’라는 표현으로 썼는데, 우리 엄마는 지금까지도 그 말씀을 하신다. 아마도 많이 서운하셨던 것 같다. 오늘 내가 느낀 이 감정들을 우리 엄마도 느꼈던 것 같다. 오늘 내 아이의 시를 들으면서 나는 우리 엄마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엄마, 엄마를 정말 ‘계모’라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어. 엄마가 되어 보니, 같은 여자로, 엄마로 엄마를 존경할 수밖에 없어. 엄마의 존재 자체가 지금은 내가 중심을 잡고 사는데 힘이 돼. 고마워. 그리고 엄마! 엄마는 그래도 인간계에 있었던 거야. 난 탱크가 되고 말았어. 내가 인간계로 갈 날이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