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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벋으훈 Jan 05. 2020

2020년은 어떨 것 같나요.

끝과 시작

2013~14 변화를 위한 변화  

2015 끝과 시작

2016 카르페디엠

2017 좌절과 직면

2018 도전과 방황

2019 탐색과 발견 그리고 환호


2020 끝과 시작 : 차이를 만드는 차이



 별 거 아닌 단어들이 지닌 맥락을 하나씩 벗겨내보다보면 외면해서, 혹은 익숙해서 잊고 있던 얼굴들이 있다. 성장이라 스펙화하고싶지 않은 기억들부터 흔적 위에 망각을 덧대고 싶은 경험까지 다양하다. 탈스펙의 스펙화를 염두한 시도란 명찰을 달고 뛰어다니는 얼굴도 보인다. 지금도 고개를 내미는 학생으로서의 내 얼굴들이다. 두동강 낸 학생증과 함께 그 얼굴도 끝이 났다. 졸업이다.

  

 나름 구축해온 내 삶의 틀에 끼워맞춰 기억과 경험을 정리하다보면 튕겨나가는 파편이 있다. 그것들마저 함께가긴 어렵겠지. 하지만 계속해서 그 틀을 재조정하며 널브러진 것들을 주워담고 때론 빈자리가 허전할까 떼어내지 못한 염증도 파내야겠다. 끝과 시작이니까.


 피부과에서 압출을 받을 때 아파서 이런저런 자기암시를 하곤 한다. 고름을 짜내는 건 마치 파각과 같다. 살갗을 옅게 긁어내는 레이저는 새로운 경험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주는 일종의 연말연초다. 끝과 시작의 해는 365일이 연말연초였던 것 같다. 자기암시고 뭐고 고통에 못 이겨 소리지르기도 하지만 가끔은 겸허한 마음으로 얼굴 근육마저 풀어낼 때도 있다. 그럴 땐 이겼다는 약간의 짜릿함도 느껴진다. 2020도 그러한 끝과 시작의 해가 될 테다.


 지금의 심장박동이 두려움보단 설렘이라 믿고싶은 12월 3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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