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은 보너스
아침에 일어나면 날씨 어플을 켜 기온을 확인한다. 부산에 살고 있어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잘 없지만, 출근시간은 아직 영하권일 때가 많다. 영하 4도 정도까지는 그냥 바이크를 타고 출근하기로 한다. 다행히 한 번도 블랙아이스를 경험한 적이 없다.
샤워를 하고 옷을 챙겨 입는다. 내복 대신 레깅스를 입고 두꺼운 양말을 신고 반팔티를 입는다. 레깅스 위에 바지를 입고 상의 세 벌을 더 입고 외투를 걸친다. 불가능해 보이지만, 순서를 잘 지켜 사이즈 별로 입으면 가능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바라클라바와 헬멧을 쓰고, 일반 장갑과 바이크 장갑을 낀다. 풀 페이스 헬멧은 최고의 방한용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이 너무 시린 날도 있고, 헬멧으로 들어오는 공기가 너무 차가운 날도 있다. 하지만 가볍게 옷을 입어도 많은 사람들의 열기로 더워지고 마는 지하철 출근보다, 시원한 바출(바이크 출근)이 더 좋다. 사실, 여름에도 바출이 더 좋았다. 에어컨 바람보다 자연바람이 좋고, 무엇보다 바이크를 타면 지하철에선 볼 수 없는 바다를 내려다보며 출근할 수 있다. 특히 겨울에는 해가 늦게 떠서 일출도 볼 수 있다. 하늘을 분홍색으로 예쁘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붉은 해를 보면, 출근길이지만 어느새 행복해지고 만다. 바다에는 윤슬이 반짝이고, 출근길이 어느새 여행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