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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드나무 Apr 19. 2020

비처럼 음악처럼

비가 내린다. 두서없이 분위기에 휩쓸려, 마치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산발적으로 흩어지는 기분을 흰 바탕에 까만 글씨로 채워가는 일이 나는 좋다. 어쩌면 내가 작가랍시고 채워가고 있는 브런치라는 공간은, 그냥 조금 감성적인 사람이 다른 날보다 특별한 날. 자기 기분, 감정, 일과를 일기장에 적는 행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이런 어중간한 글이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라면(오글거림만 견딘다면) 누구든 써 내려갈 수 있는 글이니까.

 

나는 예술가이고 싶다.

 

소설을 쓰고 있는데 여전히 부족한 것이 많다. 탄탄한 글을 쓰고 싶은데 여기저기 구멍이 뚫려있다. 좋은 글, 좋은 내용 같으면서도 아직 시작하지 못하고 시놉에 머물러 있는 이유는… 이런 불완전한 기분 때문이다. 정해진 곳 없이 산발적으로 흩뿌리는 빗줄기지만, 바닥을 보면 가린 곳 말고는 모든 곳에 흔적을 남긴다. 그래서 비가 그치고 나서도 누구든 비가 왔었구나 알 수 있다. 그런 글. 비처럼. 읽고 있으면 감정이 가만히 자리 잡아 마음을 움직이고, 다 읽고 난 후에 마음이 빈틈없이 채워지는 글. 


나는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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