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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by 쌍꺼풀 오이씨

진심 眞心

참된 마음.


진심이 있을까?


나는 그 사람이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진심으로, 참된 마음으로

기도했었다.


하지만 그 기도가 통한 적은 한 번도. 단 한번도 없었다.


신이 없는걸까?

내가 진심이 아니었었나?

참된 마음이라는건 없는건가?


곤란하고 답답하고 혼란했던 어린 나.


울며 불며

어린이에겐 어울리지 않는

절규하며, 통곡하며

진심으로 기도해도.

신은 진심으로 외면했었다.


그 사람은 정확하게 6개월간 계속 술을 마셨고,

6개월이 지나면 기력이 쇠해 바닥에 널부러졌다.

술때문에.


나는 정확하게 6개월간 토할듯 울며 기도했고

6개월이 지나면 진이 빠져 바닥에 널부러졌다.

술때문에.


이제 그 사람은 없다.

하지만 나는 남았다.


어제도 벼랑끝.

오늘도 벼랑끝.


있는지 없는지.

진심으로 숨어버린 신에게

어른인 나는 진심으로 통곡하며 토할듯 기도한다.

제발 살려달라고.


신은 정말 진심으로 잘 숨는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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