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뺨을 쓰다듬고 간 바람은 어디에서 왔을까?
이순신 장군님 마지막 말씀을 품었던 공기일까?
아니면 쓰나미와 함께 왔던 폭풍일까?
아니면 작살에 맞은 흰 긴 수염고래가 내뱉은 마지막
날숨일까?
나를 적신 이 비는 어디서 왔을까?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 옆구리에서 쏟아졌던 체액일까?
아니면 내가 치여 죽인 강아지의 피였을까?
아니면 내 영혼에 둔기를 휘두른 상간남의 정액이었을까?
그럼 나는 어디서 왔을까?
한 줌의 기쁨도 허락치 않는 신이 창조한 건 아니기를
바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