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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OS Jan 15. 2016

우드 앤 브릭

나무와 벽돌 광화문이었을 때부터의 추억

언제, 몇 살 때부터였는지는 모르겠다.

유치원 다닐 때는 분명 선물을 받았으니

아마 초등학교 입학 후부터였을 것이다.





하고 싶은 거 다 해보고, 가고 싶어하는 곳 다 가보는 어린이들의 명절, 어린이날 그리고 크리스마스날

그 다음날은 항상 와글와글 자랑하는 소리 사이에

나는 조용히 가만히 있었다.


쥬쥬라던가 하는 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을 뿐 아니라, 에버랜드 롯데월드 문지방도 밟아보지 못했기에. 나의 어린이 명절이 부끄러운 건 아니었지만 남들과는 달랐기에.


그러면 우리 가족은 어디로 갔는고 하면- 우선, 광화문 교보문고에 갔다. 각자 책 한두권씩 고른다. 책을 사고, 지금은 없어진 광화문 웬디스를 간다.


그리고 나무와 벽돌을 갔다. 그때는 크라운베이커리와 동업 형식으로 있었는데, 크라운 베이커리에서는 레몬소르베를 먹고, 나무와 벽돌에서는 빵을 사들고 집에 가져가 노나먹었다.


연례행사 식순마냥 항상 그랬다.

지금 보면 교보에서 나와

집에 가는 일직선 상의 동선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했다. 그래도 우리 자매들은 뻔한 그 길을, 순서를,

어린이라 일컬어지는 동안에 참으로 즐거워했고,

크라운 베이커리에서 아이스크림을 고를 때

매우 심사숙고하였으며, 나무와 벽돌에서는 어떤 빵이, 피스가 제일 맛있을지 나름의 열띤 토론을 벌였던 것이다.


나무와 벽돌이 우드앤브릭이라는 엘레강스한

영어로 상호를 변경했을 때도 세계화에 발맞추어 가는 나무와 벽돌의 경영전략에 박수를 보내는 한편, 다시금 20여년의 추억을 돌이켜 볼 수 있었다.


광화문 나무와 벽돌은 삼청동 가회헌으로 이전했지만 (다시 팝업스토어로 광화문에 오픈하긴 했다)

아직도 가족들이 참 좋아하는 곳이다.

가끔 빵봉투 두둑하게 사가면 아버지가 이사갔어도 아직까지 있어 반갑다고 하시는 우드앤브릭.

우드앤브릭이 우리 집에 가지는 무게가 이렇다. 나도 그때의 나처럼 내 딸에게도 물려주고 싶은 추억.


덧+

삼청동 지점 매니저의 서비스가 섭섭하다.

베이커리나 카페 이용할 땐

서비스도 함께 구입한다고 생각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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