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광화문 교보에 갔는데 인문학을 알아야 한다고 인문학 서적이 크게 가판을 차지하는 것을 봤다. 그리고 서울시에서도 자꾸 인문학 강좌 뭘 개설하라고 사업비를 뚝뚝 떨어뜨려 준다. 아니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칠십퍼센트가 문과라는데 여보시오, 이거 자연과학에 좀 불공평한 처사 아닌가
나 로미오와 쥴리엣 봤어.
로미오하고 너하고만?
열역학 1법칙 알아?
수학 물리 같은 것에 일종의 공포감을 가진 사람이 많다.
인문학은 쉬워보이고 과학은 어려워보이나?
사실 수학과 철학은 근본을 같이 하는데.
- 어느 문과 출신의 갸우뚱
2. 1.
사람들이 화가 많이 나있어. 한 명의 불쾌함이 여럿의 유쾌함을 이기니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화가 난다. 다같이 불쾌해져버리는. 그게 아, 중동. 수니파 시아파 IS가 남의 일로만 보였는데 요즘 지구도 근거리라, 한 다리 건너기도 전에 가족이 있었다. 지극히 사랑하는 두 명.
사람들이 화가 나는 건 사실 자기가 그걸 갖지 못했기 때문임을 알아 버렸기 때문이다. 그게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화가 안 났을텐데. 아니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안 보인다면.
2. 2.
어떤 사람들이 저기에 가입하나 했는데 IS가입 이유 중 하나가 그쪽에서 제공(?)해준다는 네 명의 부인이라고. IS언급만 나오면 등장하는 여성들의 인권이 신경쓰인다. 전쟁 상황에서 누가 인권을 부르짖을 수 있겠느냐만은 모든 면에서 여자보다 위에 있는 듯이 이야기되는 고등생물인 남자인데 어째 유독 이 부분에서는 짐승과 동급 취급을 당하고 싶어할까?
3. 1.
눈이 오는데 염화칼슘을 뿌리는 걸 보면 지렁이들은 어찌 지내나 싶다. 나는 사실 지렁이를 좋아해서 초등학생 때 우리 집에 지렁이 스무마리 정도 밖에서 잡아다가 풀어놓은 적이 있다....지룡들이 있어야 땅이 살아나는데. 땅이 짜지면 지렁이가 살기 힘들텐데 눈 오는 이런 날 모래나 자갈을 뿌리면 안 되나 생각한다. 초등학생 때만 해도 눈길에 연탄재 뿌렸었는데. 나의 소심한 걱정은 비올 때 동네 뒷산에 올라가 이렇게 가다 제 명도 못 살 것 같은 길가의 지렁이를 조심스레 들어 안전해 보이는 곳에 갖다 놓는 것 정도로만 표현된다.
3. 2.
비슷한 이야기로, 드라마나 아니 일상생활에서도 물 틀어놓고 양치하거나 거울보는 사람들을 보는 게 불편한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멀쩡한 물을 쓰지도 않는데 왜 틀어놓고 있냐능. 세면대 이용하는 척, 지그시 수도를 잠가놓고 가는데 꿋꿋하게 다시 물 트는 사람들도 있고. 참 나도 오지랖.
4.
눈이 오는 날마다 중학생 때 생각난다. 서울시에서 하는 무슨 백일장에 나갔었는데 주제가 겨울밤이었다. 겨울밤은 까맣고, 눈은 하야니까 사람 머리와 비듬이 생각나서 검은 머리에서 비듬떨어진다 뭐 이런 시를 썼다가 나중에 학교 선생님이 아시곤 나는 한 시간 넘게 벌 섰었다. 그냥, 그랬다고. 매년 눈 오는 겨울이면 기억나.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중간적인 추억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