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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OS Aug 19. 2016

간단한 근황 - 족저근막염 치료

1. 치료는 받으면 받을수록 덜 아파야 한다. 염증이 없는 부위는 고통도 없다. 그러나 이 녀석은 아무래도 만성으로 가려는지 별 차도가 없다. 심지어 치료를 받은 후부터 아킬레스건까지 아파져서 어찌된 일인지 아킬레스까지 체외충격파 기계로 두드림을 당하고 있다.


2. 고전적 조건반사를 경험하고 있다. 파블로프의 개 말이다. 병원에 간다고 생각하고 가는 그 순간부터 건조한 내 손과 발엔 땀이 고인다. 직장 바로 맞은 편의 신호등만 건너면 되는 병원인데도 그 사이 흥건해진다. 이 땀은 체외충격파를 받으러 눕는 순간에 절정을 이루어...분홍 침대커버에 진한 손자국을 남기게 한다.


3. 의사선생님은 사실 새디스트일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세웠다. 나는 왠지 신음소리나 비명소리를 내는 것이 치욕스러워서 소리를 꾸욱 눌러담는다. 의사선생님은 아프냐고 여러 번을 되풀이해 묻고, 아프다고 말하는 나의 대답이 너무 평온하다는 이유로 이 정도 고통은 괜찮다며 강도를 올린다. 그렇다. 이 의사는 치료 첫날 너무 아파 새우마냥 등이 휘도록 일어나는 나를 보고 복근이 생기겠다는 농담을 했던 사람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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