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난나야 Aug 26. 2021

Sydney에 봄은 오는가…

Lockdown을 넘어 With Corona로.

  

 8월 28일까지로 예정되어 있던  Lockdown 규제는 모두의 예상대로 추가 1달 연장을 며칠 전 발표하였다. 기존 주거지 기준 5km 이동반경 금지 조항에 추가적 조치로 특정 위험구역에 사는 주민들은 밤 9시부터 새벽 5시까지 이유 불문하고 통행이 금지되기까지 이르렀다. 한국에서 그것도 부모님 세대에서나 겪었던 통금이 21세기 선진국이라 불리는 이곳 호주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외에 추가적인 제제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도무지 감염자 확산 방지는 효과가 없어 보이는데도 본인의 정책 실패를 인정할 수 없는 이곳 주지사께서는 억척스럽게 일반 시민들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

 10명 대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했을 때 강력한 규제조치로 사태를 막았어야 하는데 느슨한 조치를 취하더니 결국 100명대를 넘어서고 200, 400대의 확진자 수가 나왔을 때에는 올해 안으로 규제완화는 힘들겠다는 소리까지 나오는 와중에 한 발 늦은 지역 봉쇄 조치로 이미 전염병은 퍼질 대로 퍼져 나갔다고 대다수의 여론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600명대를 넘어 800명대로 급증하기 시작한 확진자수는 결국 오늘 1000명대를 넘어서고 말았다.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역 봉쇄 조치와 함께 강력하게 권고되고 있는 Vaccine 장려정책은 이제 전국의 유일한 희망으로 남은 모양이다. 호주 총리를 필두로 이곳 NSW 주지사 역시 예방접종률이 70%에 이르는 순간을 기점으로 규제조치를 해제하겠다고 공표했다. 전 국민 70-80% 이상의 접종률이 실현되면 더 이상의 규제조치는 의미가 없고 영국을 필두로 시행 중인 ‘With Corona life’를 따라가겠다는 국가 기조 방향을 제시함에 따라 사람들은 적어도 10월 말에는 접종자들을 우선으로 완화된 규제조치를 적용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복되고 있는 규제조치들 속에 사람들의 피로감은 쌓여가고 불만도 높아져가는 수준이다.

 

8월 26일 현재 공식발표된 감염자 현황.



 이곳 Sydney는 이제 추운 겨울을 지나 기온이 점차 상승하면서 서서히 봄기운이 오르고 있는 시기다. 예년대로라면 소풍이나 Camping을 떠나는 사람들도 늘어가고 푸릇푸릇한 공원에 사람들이 늘어가야 정상일 텐데 매일 아침 운동 겸 산책 겸 찾는 공원의 모습은 좀처럼 활기를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강력한 규제조치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려주는 사례가 얼마 전 일간지에 소개되었다.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공원을 찾은 세명의 어머니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다 순찰을 돌던 경찰에게 지적을 받고 1인당 $1000의 벌금이 발부되었다는 소식이다. 현 규제대로라면 가족 구성원이 아닌 이상 다른 집을 방문할 수 없고 야외에서도 2인 이상 모일 수가 없다. 지금은 운동조차 1시간 이상 야외에서 할 수가 없는 처지인데 갈수록 규제가 바뀌고 대상이 달라지면서 일반인들은 혼란스럽기만 하고 ‘이렇다더라’하는 소문만 무성한 상황에서 주요 일간지에 소개된 위와 같은 사례로 인해 사람들은 더더욱 정확한 정보를 찾아 헤매고 있는 중이다.

 대면으로 이루어지는 대다수의 활동이 금지되다 보니 모든 정보와 소식들이 주로 SNS Online community 통해 전파되고 있는 상황이다.  역시 최신 소식들을 놓치지 않으려 매일 드나들며 열심히 정세를 살피고 하루   주어진 외출 기회를 활용하여 바깥에 나가 길을 걷다 보면 순간순간 섬뜩해지는 순간이 있다.  멀리서부터 마주오는 사람들을 피해 멀찍이 길을 돌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거나, Online상에서 타인들을 향한 과도하다 생각될 정도로 사람들을 향해 불만을 쏟아내는 사람들,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들의 글을 보면서 뜻하지 않은  세계적인 전염병을 통해 우리의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인 수준도 점차 변해가는  아닌가 싶은 순간 나는 가슴  켠이 묵직하고 때로는 슬픔이 차오른다. 사람이 사람을 기피하고 불신하는 것이 당연한 현상이 돼버린 작금의 세태가 쓸쓸하게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격화된 사회심리를 대변해 주는 규제반대 시위 현장의 모습들.

 모국에서는 Corona라는 질병이 어떻게 세대를 가르고 있는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이곳 Sydney에서는 이미 지역 봉쇄에 따른 차별적 대우와 정책들이 지역의 주요 이민자들의 구성원들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는 여론이 강하게 퍼지고 있다. 하나의 유행병에 대응하기 위해 고안된 규제조치들 마저 소득 수준과 지역에 따라 차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모습이 점점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매일 아침 주지사의 기자회견에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집단과 세대를 가르는 모습에 때로는 과격한 시위로 표출되는 등의 불안한 모습이 자꾸만 보이고 있어 걱정이다.


 집 앞마당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보라색 Lavenda 꽃을 보며 한 층 봄이 가까이 왔음을 느끼게 하지만 우리의 마음속은 여전히 냉랭한 한파가 지속되고 있는 듯하다. 따스한 바람이 부는 봄날의 Sydey를 과연 언제고 다시 느낄 수 있을까?  

작가의 이전글 Sydney에서 맞게 된 Pfizer vaccine.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