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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루장 Oct 07. 2021

세상은 생각보다 좁다

80일간의 세계일주

아동용 도서라 인식하고 있는 《80일간의 세계일주》이다.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만(?) 있는 책이다. 영화로는 봤을지도 모르는.


이야기의 얼개는 기본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멋진 신사(?)인 포그, 약간 우둔(?)하면서도 충직한 그의 하인 파스파르투, 우연히 아니 우연을 가장한 필연으로 만나게 되는 여인 아우다. 그리고 그들 일행을 위험에 빠뜨리는 무능한 경찰(공권력을 상징)인 픽스, 이렇게 4명이 위기와 모험을 거쳐 우여곡절 끝에 런던에 도착한다. 당연히 80일 만에 세계일주를 성공한다.


주인공 포그는 런던의 〈리폼 클럽〉의 멤버다. 돈 깨나 가지고 있고 허접한 자존심을 대단한 명예라고 여기는 족속 중 한 명이다. 결과적으로 내기에 이긴 포그나 그가 진다고 내기를 한 클럽의 다른 신사(?)나 같은 부류의 인간이다.


포그는 숫자와 시간관념이 철저한 사람이다. 하루 일과를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움직인다. 물의 온도도 정해놓은 수치의 것만 이용했고, 심지어 클럽으로 걷는 발걸음 수까지도 정확히 정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어디 밖에 나가본 적이 없어 보이고, 매일 같은 곳만 다닌다.


저자의 박식함은 그의 책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이 책에서도 세계 각국에 대한 풍부한 지식은 100여 년 전 작품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여행하게 하여 마지막 하루를 만들어내는 치밀함을 보이는 마지막 반전은 그의 풍부한 지식에 기반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점이 저자의 매력이며 흥미로운 점이다.


쥘 베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쥘 베른의 미지의 세계를 추종하는 많은 ‘베르니안’이 있다. ‘베르니안’이란 쥘 베른의 이름에서 유래한 단어이다. 그의 소설 속 미지의 세계를 실존한다고 믿는 사람을 지칭한다. 그의 소설을 바탕으로 지구 중심 세계의 비밀을 밝히려고 과학적으로 탐구하고 그곳을 찾아 탐험을 떠나기도 한다.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점이 여러 가지 있다. 아시아의 여러 국가를 미개한 국가로 여기는 점이다. 그들과 생활이 다름을 미개 민족이라 표현한다. 다른 여러 부분에도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다. 당시 서양인이 가지는 편견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의 위대함이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


쥘 베른의 책의 제목을 나열해보면 그는 아마도 미래에서 온 사람이 아닐까 하는 착각에 들게 한다. 상상만으로 어떻게 이러한 작품을 쓰게 되었는지 경외감이 든다. 그의 전작을 다 읽을 수 있을까? 절판인 책도 많은데. 더욱이 쥘 베른의 책을 아동용 공상과학 소설로 여기는 세태가 아쉽다. 김석희 선생의 말처럼 “재미있어야 고전이지.


번역한 김석희 선생의  베른에 언급 땅의 현실을 말해주고 있다. 고전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고전, 고전하는데 재미없는 고전(古典)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재미있는 것을 읽게 만들어야지요. 서울대에서 추천하는 고전 100() 같은  보면 기가 차요. 선생들이 자기가 전공한 것만 추천하고. 제가 번역한  베른의 해저 2 리》 같은 작품을 대학에선 가르치지도 않지요.  책을 아동도서라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대학에서 밥벌이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며, ‘재미있는 고전 읽게 해야 한다는 말에도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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