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루장 Aug 10. 2021

나이 먹는다고 아무나 ‘어른’이 되는 게 아니다

‘부패’ 하지 않고 잘 ‘발효’한 어른

이쑤시개가 야구방망이를 보고 말했다.

그 몰골로 누구의 이빨을 쑤시겠니. 쓸모없는 놈.
_이외수, 《하악하악》


세상이 나더라 쓸모없는 놈이라 한다.

맞는 말이다. 상황에 따라선.

보편타당을 말하며 한편으론 그 타당에 맞추려 한다.


지적 겸손도가 낮은 사람의 공통점이 ‘꼰대’이다.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가짜와 진짜를 구분하는 능력도 떨어진다. 자신이 무엇을 잘 모르는지 인정하는 것은 배움의 시작이다. 지적 겸손도가 높은 사람은 점점 더 많은 지식을 쌓아가고 점점 더 사회에 보탬을 준다. 반대로 지적 겸손도가 낮은 사람은 발전 없이 주변 사람만 괴롭힐 가능성이 높다.


사람을 사귀는 것은 그의 과거 아니라 현재, 그리고 하는 일이 아니라 그의 인품이다. 아무리 뛰어난 업적을 이루었다 하더라도 함께 있는 사람을 배려할  모르는 이와는 식탁을 같이 하고 싶지 않다. _우에노 지즈코, 《느낌을 팝니다》


만남 자체가 불쾌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두고두고 생각나는 기분 좋은 사람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나이에 상관없이 예의를 갖춘다. 말과 격을 갖추어 상대를 존중해준다. 남을 배려한다. 자기 관리가 잘된 멋진 어른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닮고 싶어 진다. 예의를 갖춘 어른이 진심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다른 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다가 누군가의 질문을 받았을 때 명쾌하고 간결하면서도 재미있게 답변하면 반할 수밖에 없다.


나이를 먹을수록 인간은 경험과 지식이 풍부해진다고 하지만 거짓말이다. 경험과 지식을 제대로 살리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가능성의 폭을 좁히는 경험이라면 차라리 풍부해지지 않는 편이 낫지 않은가. _히사이시 조, 《나는 매일 감동하고 만나고 싶다》


청하지도 않았는데 비판을 날리는 것이야말로 꼰대가 되는 지름길이다. 어른과 꼰대 사이의 선은 구분하기 쉽지 않다. ‘내가 너보다 더 살아봤으니, 더 많이 경험했으니, 더 많이 배웠으니’라며 타인에게 뭔가 그럴듯한 말을 해주고 싶을 때는 한 번 더 생각해야 한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자격은 과연 누가 부여한 것인가? 상대를 아끼고 생각하는 마음으로, 상대의 장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하지 않아도 될 말을 굳이 하는 것은 아닌지. 시계를 꺼내어 자랑하듯 학식을 꺼내 보이지 말라. 대신 누군가 시간을 물어보면 조용히 시간만 알려주어라.


한국 남자는 나이 처먹어가지고 아저씨 되면 아무한테나 조언하고, 충고하고 그래도 되는 자격증 같은 게 국가에서 발급되나 봐. _이층의 악당


시간은 꼬박꼬박 공평하게 흐른다. 누구나 노인이 된다. 그렇다고 아무나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부패’ 하지 않고 잘 ‘발효’한 어른이 되려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꼰대가 아닌 농염한 어른이 될 수 있다.


오늘부터 독서를 통해 지식과 내적인 힘을 길러보는 것을 어떨까? 우리는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해 책을 읽는다. 독서의 목적은 나 자신을 아는 것이다. 어른의 공부는 읽기에서 시작한다.


이렇듯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질문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적극적인 행위다. 물론 처음에는 이런 방법으로 책을 읽는다는 것이 성가시고 귀찮은 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지만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몸에 배지 않고 자신도, 살아가는 방식도 바뀌지 않는다.



덧_하나

박산호, 《어른에게도 어른이 필요하다》, 북라이프, 2018년 11월 1판 3쇄


덧_둘

‘부패’가 아니라 잘 ‘발효’한 어른이 되기 위해 끝없이 감성을 훈련하며 독자들과 책 · 인터넷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 _이외수 인터뷰


매거진의 이전글 결국, 나의 천적은 나였던 것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