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 맥과이어》를 다시 보았다. 1996년 개봉이다. 30년이 되어간다.
난 이 영화가 좋다. 여러 번 보았다. 《대부》를 제외하고 이렇게 많이 본 영화는 없다.
매번 볼 때마다 신선하다. 매번 느끼지만 그래도 새롭다.
시나리오의 전개는 정형적인 할리우드의 법칙을 따르고 있다. 그럼에도 매번 신선함을 느끼는 점이 더욱 새롭다.
제리는 나름 잘 나가는 에이전트이다. 대부분 에이전트가 그러하듯이 선수의 몸값을 올려주고 수수료를 받는 게 주로 하는 일이다. 영화라는 극적 요소를 위해서, 앞으로 일어날 시련을 만들기 위해서인지 제리는 자신의 일에 회의를 느낀다. 사람내음이 없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선수를 사람이 아니라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한 것이 아닌지···.
‘우리가 생각만 하고 말하지 못하는 것(The things we think and do not say)’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써서 직원에게 돌린다. ‘회사는 방대한 고객보다는 소수 정예의 고객들에게 진실한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인간이다’라는 게 보고서의 요점이다. 당연한 결과이지만 제리는 이 보고서로 전격 해고된다.
해고 통보를 받고 떠나는 제리를 따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단 한 명, 경리부에서 일하며 제리를 흠모하던 싱글맘 도로시(르네 젤위거)만 그를 따른다.
자신이 관리하던 수많은 선수에게 연락하지만 아무도 없었다. 제리를 보고 계약한 게 아니라 대형회사의 소속을 원했기 때문이다. 남은 사람은 한 번도 주목받지 못했고 선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은 미식축구 선수 로드 티드웰 단 한 명뿐이었다. 로드는 불평 많은 말썽꾸러기지만 믿음이 있고 가족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에이전트 제리 맥과이어(톰 쿠르즈)를 믿어주는 고객 로드 티드웰(쿠바 구딩 주니어)이 없다면 제리는 성공할 수 없었다. 항상 고객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에이젠트 라야 성공한다고 생각을 했다. 역설적이다.
그 반대를 생각하니 의외로 답은 간명하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믿음을 받을 수 있다. 믿을 줄 아는 사람이 믿음을 받을 수 있다.
역지사지. 이 경우에 맞는 말이다.
말처럼 쉽지 않다.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있기나 한 것일까?
매번 새로움이 보이지만 이번에 다시 보이는 것은.
르네 젤위거는 언제나 귀엽다.
자유로운 두 영혼(이 말은 영화 안에서 누군가 제리에게 한 말이다.) 마일스 데이비스와 존 콜트레인의 음악이 나온다. 이것도 새롭다. 잊고 있었나, 아니면 인지를 못하고 넘어갔나.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서 박수를 칩니다. 오늘은 좋은 일이 일어날 거야.
제리와 도로시가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청각장애인 커플은 수화로 이런 사랑의 밀어를 나눈다. “당신이 나를 완전하게 만들어.(You complete me)”
제리의 멘토 디키 폭스가 제리에게 들려주는 말.
가슴이 비었다면 머리는 소용이 없다네.(If this is empty, this doesn't matter)
여유를 가지게. 새로운 내일이 있으니까
내가 인생의 모든 것에 해답을 가지고 있진 않겠지. 난 살면서 성공한 만큼 많은 실패도 했다네. 하지만 난 내 아내를 사랑하고, 내 인생을 사랑하지. 자네에게도 나 같은 성공이 있기를.